핸드 컨트롤러로 운전하는 장애인 모습.ⓒ에이블뉴스DB

# 경기도 거주 척수 장애인 A씨는 지난 번 차량 사고로 며칠 간 자차를 사용하지 못했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그는 출퇴근을 위해 운전을 계속 해야 했고, 다행히 자동차보험으로 렌트 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운전용 보조기기가 부착된 차량이 없어 렌트를 할 수 없었다. 물론 이런 경우 렌트 비용의 35%를 산정 받지만 출퇴근 택시 비용으로는 부족했고, 장애인콜택시는 지역 간 경계에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불편했다.

교통사고나 수리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자차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렌터카에 운전용 보조기기가 장착되지 않아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은 ‘막막’ 그 자체다.

15개 장애인단체가 연합한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국토교통부에 운전용 보조기기 렌터카를 비치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고 15일 밝혔다.

렌터카 사업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 28조(등록), 제 29조(등록기준)에 따라 자동차 대여사업으로 등록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사회활동 증가, 차량 구매 대비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꾸준히 확장해021년 3월 기준 93만8479대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렌터카를 찾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전체 장애인 중 과반수인 지체·뇌병변장애인의 상당수가 차량 및 면허를 소유하고 있다. 그들이 장애인 운전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기준으로, 전체 장애인의 52.1%가 가구 내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며, 지체·뇌병변장애는 각각 55.5%, 50.6%가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약 105만 명의 장애인 중 73만 명(69%)이 지체·뇌병변장애이며, 그 중 약 51만 명이 실제로 운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고나 수리로 자차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대체수단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으나, 불편하고 어렵다.

장애인의 36.8%가 ‘교통수단 이용이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그 이유로 ‘버스·택시가 불편해서(64.4%)’, ‘전용 교통수단 부족(18.3%)’ 등을 꼽은 것.장애인 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은 대기시간이 길고 지역 간 경계에서 갈아타야하므로 편리하지 않다.

렌터카를 빌리기도 힘들다. 렌터카에 운전용 보조기기를 설치할 법적 근거가 미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렌터카의 종류를 명시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는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 화물자동차 등 차체의 유형별, 규모별 세부기준만이 나와 있다.

솔루션 관계자는 "렌터카 사업 등록기준을 나타내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는 등록기준 차량 대수, 차고의 면적, 사무실의 유무 등에 대해서만 언급한다"면서 "운전용 보조기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꼬집었다.

장애인이 렌터카를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는 없지 않다. 제주도는 관광으로 렌터카 사업이 특화되어 있어 고객 유치를 위해 운전용 보조기기를 부착한 승용차를 비치하기도 한다.

솔루션 관계자는 “한 업체는 핸드컨트롤러 설치차량 이용률이 50~70%이며, 많은 장애인 당사자가 이용 중이라 답변했다”면서 “또 다른 업체는 1대만 보유 중이나 주 1~2회는 꾸준히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장애인에게 무료로 운전용 보조기기가 장착된 차량을 대여해주는 초록여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기준 총 4대 중 모두 최소 20일 이상 이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솔루션은 운전용 보조기기 렌터카를 비치하는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에 렌터카 종류를 명시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별표1, 모빌리티정책과에는 렌터카 사업 등록기준을 명시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별표6을 각각 개정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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