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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탑승 불가 케이블카·모노레일 수두룩

“휠체어 내려 의자 앉아”, “장애인 올 줄 몰랐다”

교통약자법 개정 요구…“부처간 협의 개선 노력”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4-29 17:48:06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등이 29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케이블카 및 모노레일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안 개정 토론회’를 개최, 장애인 탑승이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등이 29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케이블카 및 모노레일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안 개정 토론회’를 개최, 장애인 탑승이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에이블뉴스
휠체어는 신체 일부인데, 내려서 일반 의자에 앉으라는 것은 장애인당사자에게 심한 모욕감을 줍니다.”

모노레일을 왜 이렇게 만들었냐고 했더니 ‘여기까지 장애인이 올 줄 몰랐다’고 합니다.”


전국 케이블카모노레일 중 3%만 장애인 탑승이 가능해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하나로 모아졌다. 단순 관광용 운송수단이 아닌, 교통수단으로 인정해 장애인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등이 29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케이블카모노레일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안 개정 토론회’를 개최, 장애인 탑승이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케이블카(삭도)와 모노레일(궤도)은 관광이나 이동의 목적뿐만 아니라 구릉지 또는 산악지형 접근을 위해 효과적인 교통수단으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등 국내 주요 관광지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대부분 탑승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더불어민주당 국토위 문정복 의원실 제공)에 따르면 전국의 케이블카모노레일 총 199기 중 교통약자 접근성은 휠체어승강설비(23.2%), 휠체어보관함(17.2%), 교통약자용 좌석(16.2%) 등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항목이 대부분이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홍서윤 대표는 전국 199곳 가운데 탑승을 위한 최소한의 접근시설이 마련되어 탑승장(플랫폼)에서부터 궤도차량까지 별도의 이동조치나 도움 없이 ‘전동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곳은 단 6곳(3%)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통영 한려해상 케이블카. 승강장과 케이블카 사이 단차가 높아 위험하다.ⓒ전윤선 에이블포토로 보기 통영 한려해상 케이블카. 승강장과 케이블카 사이 단차가 높아 위험하다.ⓒ전윤선
실제로 휠체어 사용 장애인 등 최중증 교통약자의 경우 케이블카 탑승 시 수동휠체어로의 바꿔타기를 요구받거나, 케이블카모노레일의 차량 입구나 내부가 좁아 탑승을 거절당하고 있다.

한국접근가능성관광네트워크 전윤선 대표는 “팔공산, 내장산 등 국립공원에 설치된 오래된 왕복형 케이블카는 승강장에 접근할 수 없다”면서 “열린관광지인 통영 한려해상 케이블카는 승강장과 케이블카 사이 단차가 높아 휠체어가 들려서 타야 해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욕지도 모노레일.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전혀 탈 수 없는 구조다.ⓒ전윤선
에이블포토로 보기 욕지도 모노레일.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전혀 탈 수 없는 구조다.ⓒ전윤선
욕지도 모노레일 또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전혀 탈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 전 대표는 “왜 이렇게 만들었냐고 물었더니, ‘여기까지 장애인이 올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면서 “앞으로 장애인도 많이 올 텐데 장애인 편의가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 장생포 고래마을 모노레일. 휠체어 탑승이 불가하다.ⓒ조봉현 에이블포토로 보기 울산 장생포 고래마을 모노레일. 휠체어 탑승이 불가하다.ⓒ조봉현
경기도장애인편의시설도민촉진단 조봉현 단장은 울산 장생포 모노레일 등 사례를 들며, “장애인 차별시설”이라고 고발했다. 탑승을 문의했더니, ‘휠체어는 탑승장에 보관하고 레일카 의자에 앉아서 타고 가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

조 단장은 “휠체어는 신체 일부다. 물론 일반 의자로 옮겨 앉을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당사자에게 심한 모욕감을 준다”고 꼬집었다.

순천만 국가정원 안에 소형 무인궤도차량도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그림의 떡’이다. 출발역에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고, 휠체어도 탑승할 수 있지만, 도착역에 내리면 10여개 계단이 있고, 경사로나 리프트가 없어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이에 대해 순천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당 시설은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적용대상이 아니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교통약자법에 ‘궤도운송법’에 의한 운송수단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조 단장은 “모노레일케이블카 등은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해야 하는 공중시설”이라면서 “법령의 하자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의무화하지 않을 경우 장애인 차별시설이 되고 만다”고 꼬집었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홍서윤 대표, 경기도장애인편의시설도민촉진단 조봉현 단장.ⓒ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장애인관광협회 홍서윤 대표, 경기도장애인편의시설도민촉진단 조봉현 단장.ⓒ에이블뉴스
그렇다면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해 어떻게 개선돼야 할까?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에서 규정한 ‘교통수단’에 ‘궤도’, ‘삭도’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편의시설 설치 기준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어, 법 개정이 절실하다.

홍 대표는 ‘궤도운송법’ 상 ‘궤도’란 사람을 운송한다는 점에서 교통수단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2017년 베를린시는 도시교통수단으로서 케이블카를 설치했고, 터키의 수도 앙카라시도 주요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며 도심 혼잡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관광용만이 아닌 교통수단으로 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제2조 제2항의 ‘교통수단’에 궤도와 삭도가 함께 포함해 장애인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케이블카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속 ‘교통수단’에 궤도와 삭도 내용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조봉현 단장은 “본 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발의만 해놓고 폐기된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면서 정부 자체적으로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단장은 “교통약자법 제2조에서 편의시설을 갖춰야할 교통수단을 열거하며, 열거되지 않은 교통수단에 대해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위임을 해줬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에서 행정입법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시행령 제2조에 '궤도운송법'에 의한 이동시설을 추가해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편의시설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도시철도연구팀 박기준 팀장도 "케이블카에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가능하다. 법에 넣으면 된다"며 "2000년도 도시철도의 경우도 교통약자 배려가 없었지만, 장애인들의 강한 항의 끝에 이제는 시설이 개선됐지 않냐. 법의 효과"라면서 교통약자법 개정에 동의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등이 29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케이블카 및 모노레일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안 개정 토론회’를 개최, 장애인 탑승이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등이 29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케이블카 및 모노레일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안 개정 토론회’를 개최, 장애인 탑승이 어려운 현실을 알리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에이블뉴스
이 같은 법 개정 요구에 국토교통부 측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은 하지만, 공원시설 설치 부분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소관이라며 부처간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국토부 생활교통복지과 김남국 과장은 "이동편의증진제도는 교통약자법과 장애인등편의법으로 구성됐다. 대부분 궤도, 삭도는 공원시설에 설치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복지부 소관인 장애인등편의법을 개정하는 게 맞다. 복지부와도 협의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고지대 이용을 위한 모노레일은 이동권 문제이기 때문에 교통약자법 개정이 필요하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닌, 부처 여건이나 업무 효율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인데, 법에 들어간다고 해서 바로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기준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해 이동편의시설 대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내부적으로 시행령 넣는 방향도 검토는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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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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