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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 교수 유학비 편취, 농인 제자 눈물

“유학 도와주겠다” 3917만원 꿀꺽, 유죄 선고

“농인 정보 부족 악용, 젊은 시절 되찾아달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1-11 14:26:50
판사봉.ⓒ픽사베이 에이블포토로 보기 판사봉.ⓒ픽사베이
한 대학에서 근무하는 농인 교수가 국제수화통역사가 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농인 제자의 꿈을 도와준다며, 통장과 카드를 맡아 유학 자금을 번 돈 총 3917만5587원을 빼앗은 죄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지난달 16일 제자 A씨의 통장과 카드, 유학자금을 편취한 B대학 교수 C씨를 사기죄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C 교수는 2013년 12월경 제자 A씨가 국제수화통역사가 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가고 싶다는 말을 듣고, 이와 관련해 상담하던 중 ‘미국 유학에는 돈이 많이 드니 나에게 통장을 맡기고 일을 해서 돈을 벌어라. 그러면 그 돈을 유학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하고, 비자 등 미국 유학 관련한 일을 모두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A씨는 C교수에게 자신의 명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맡겼고, C교수는 다음해 2월부터 한 기업에 일하며 받은 급여 총 3917만5587원을 송금 받았다.

그러나 C교수는 통장을 받아 그 계좌로 제자가 일한 급여를 입금 받더라도 이를 바로 인출해 자신의 채무 변제 및 양녀의 유학비용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할 의도였을 뿐, A씨의 유학자금으로 사용하거나 적립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C교수 측은 ‘피해자가 가족처럼 지내고 싶다면서 통장과 체크카드를 교부했고, 통장의 돈을 임의로 사용할 권한도 줬으므로 사기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미국유학이나 미국취업과 관련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피고인과의 친분을 이유로 피해자가 대학을 휴학하면서까지 모은 돈을 피고인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는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자는 미국유학을 위해 피고인이 돈을 관리해 준다고 해 통장과 체크카드를 피고인에게 교부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취지로 거짓말했다고 인정되고, 사기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려운 환경에서 유학을 준비하려고 도움을 청한 제자로부터 돈을 편취해 죄질이 나쁜 점, 예금의 출금과정이나 사용 내역 등 범행 경위에 따른 정상도 나쁜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2505만원을 변제한 점,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C교수는 재판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교수와 제자 간에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며, 농인제자였기 때문에 농인의 성향과 정보의 부족을 너무 잘 알고 있어 이를 악용한 것”이라면서 “억울한 젊은 시절을 다시 되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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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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