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장차연)는 10일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서울시 지하철 2022년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확보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서울시가 장애인이동권 확보를 위해 2022년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지만, 8개 역사의 경우 구조적 문제로 물거품 위기에 놓였다.

7개 역의 경우 수직형 리프트 설치 방안이 나오지만, 상일동역의 경우 재난 시 대피 안전 규정 저촉으로 수직형 리프트조차도 설치가 어려운 상황인 것.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장차연)는 10일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서울시 지하철 2022년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확보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장애인들의 엘리베이터 설치 요구는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사고를 계기로 시작됐으며, 서울장차연이 2014년 9월 5호선 광화문역사에서 서울시를 대상으로 투쟁하며, 불씨를 키웠다.

서울시 지하철 역사에 휠체어리프트를 엘리베이터로 교체해달라며 출퇴근 선전을 진행한 결과, 서울시가 당시 양 공사(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장애계와 민간 TF를 구성해 2015년 12월 3일 ‘서울시 교통약자 이동권 선언’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2022년까지 광화문역 포함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1동선 미확보 역사 37개에 대해 1동선 확보가 담겨있다. 1동선이란 지상에서 대합실을 거쳐 지하철 승강장까지 하나의 동선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체계다.

서울교통공사 토목3사업소 안승용 파트장.ⓒ에이블뉴스

현재 엘리베이터가 확보된 역사는 몇 개일까?

서울교통공사의 ‘엘리베이터 1동선 확보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현재 지하철 역사 총 277개역 중 엘리베이터 1역 1동선이 확보된 역은 253개역으로 확보율은 91.3%다. 앞서 지난 3일에는 광화문역 엘리베이터가 개통되기도 했다.

미확보된 역사는 총 24개 역사로, 현재 ▲상수(2020년 2월 공사 완료) ▲남한산성(2020년 10월) ▲마천(2020년 2월) 등 총 8개역이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나머지 16개 역사 중 환기설비가 저촉된 ▲마천 ▲종로3가 ▲구산 ▲남구로 등 4개역은 기본설계가 완료됐으며, 주변 사유지와 저촉된 ▲까치산 ▲대흥 ▲고속터미널 ▲복정역 또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다.

서울교통공사 토목3사업소 안승용 파트장은 “까치산역과 대흥역은 주변 사유지 매입을 검토하는데 총 3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서울시와 재정 확보 등을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고속터미널의 경우 3조원의 예산 문제로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며, 복정역의 경우 복합환승센터와 연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구조적으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려운 8개 역사로, ‘수직형 리프트’ 설치 방안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해당 8개 역사는 ▲강동 ▲광명사거리 ▲청담 ▲상월곡 ▲수락산 ▲봉화산 ▲새절 ▲상일동역 등이다. 상일동역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만든 매뉴얼에 안전 규정과 접촉돼 수직형 리프트 조차도 설치가 어렵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상임대표.ⓒ에이블뉴스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문제 속, 서울장차연 문애린 상임대표는 현실적으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면 ‘안전한’ 수직형 리프트 이용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상임대표는 “2022년까지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지키라는 현 시점에서 대안이 수직형 리프트라면 그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최대한 안전성에 대한 확보를 어떻게 받을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출구의 선택권 조차 닫혀있는 장애인의 시점을 봤을 때 1역사 2동선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대학교 장정아 교수는 “수직형 리프트는 2012년부터 승강기 안전관리법 ‘승강기검사기준’으로 관리돼 있으며, 비상정지장치, 승강장문 잠금 장치 등 전기 안전장치가 존재하고 중증장애인이 일반 엘리베이터와 동일하게 혼자 이용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4m 이하의 높이로 설치할 예정이라 기존의 인명사고와 같은 형태의 사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수직형 리프트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해소했다.

아주대학교 장정아 교수.ⓒ에이블뉴스

수직형 리프트 조차도 설치가 어려운 상일동역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할까?

아주대학교 장정아 교수는 예외 규정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수직형 리프트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수직형 리프트 설치가 어려운 이유는 국토교통부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지침’의 연단거리 규정이 1.5m인 반면, 상일동역은 수직형 리프트 설치시 연단거리가 1.28m만 남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재 규정의 85% 수준만 만족한다.

장 교수는 “연단거리 1.5m 규정은 휠체어간 교행이 가능한 최소폭이며, 보행자의 원활한 교행과 휠체어의 통행이 가능한 최소폭은 1.2m다”라면서 “1.28m의 경우 보행자의 원활한 교행과 휠체어의 통행이 가능하다. 재난 및 화재상황 등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면밀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연단거리 1.5m 규정으로 상일동역 수직형 리프트 설치가 어렵다고 단정짓기 보다는 기존 구축된 환승편의 시설에 추가로 설치할 경우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공학적 근거와 자료를 통해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광역교통운영국 광역시설운영과 최규열 주무관은 “상일동역의 경우 안전규정이 저촉되서 수직형 리프트 설치가 불가능하다. 장 교수님께서 완화책을 제시해주셨는데 현재 서울시와 협의가 없다보니, 어떻게 대안을 찾아야 할지 서론, 본론, 결론도 알지 못한다”면서 “서울시나 공사 측에서 협의를 하고 대안 부분을 요청하신다면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장차연)는 10일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서울시 지하철 2022년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확보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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