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이 휠체어에 걸려있다.ⓒ에이블뉴스DB

우리나라 정부가 2·3차 유엔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를 통해 오는 7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탈시설-자립지원’ 100대 국정과제 선정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우리나라의 제2․3차 병합 국가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국제연합 인권협약으로 2019년 1월 기준 전 세계 177개국이 가입·비준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 12월 국회 비준 후 2009년 1월부터 발효된 상태다.

협약 제35조에서는 협약 발효 후 2년 내에 협약 이행상황에 관한 1차 국가보고서를 제출하고, 이후 2차 보고서부터는 매 4년마다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1년 1차 보고서를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했으나, 위원회 심사 일정 지연 등으로 2014년 1차 보고서 심사 후 2·3차는 병합 심사를 결정했다.

정부는 2·3차 병합 국가보고서를 두고, 관계부처 회의, 공개토론회,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난 3월 8일 유엔에 제출했다.

유엔의 국가보고서 심사는 2020년 1월로 예상되며, 그 전까지 변화된 상황 및 제도 개선사항 등을 보완하고 관계부처 정부대표단을 구성해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번 국가보고서에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시행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복지서비스 제공 근거마련 ▲신축 공공건축물 BF(Barrier Free)인증 의무화 등을 주요성과로 제시했다.

먼저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최종견해에서 우려했던 ‘장애인복지법’의 의료적 장애모델과 관련, “오는 7월부터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통해 ‘장애등급’을 ‘장애 정도’로 개편해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실시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22년까지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단계적 도입, 일상생활 지원, 이동지원, 소득 고용지원으로 종합조사를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활동지원서비스 신청대상이 7월부터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됨에 따라 예산이 국고기준 2018년 6097억원에서 2019년 1조35억으로 45.3% 대폭 확대되는 등 장애인정책국 사업예산이 2018년 2조2,213억원에서 2019년 2조7,825억원으로 25.3% 확대됐다며, “장애인 서비스 및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가 끝이 아니라 장애인 정책이 장애인 중심으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점이자 출발점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동시에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에 장애인 정책이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과 참여를 위해 바람직한 정책대안을 모색하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장애인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장애계, 전문가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지혜를 모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시설을 외치고 있는 장애인 모습. ⓒ에이블뉴스DB

또한 탈시설 관련해서는 “장애인의 인권 증진 및 지역사회 중심 복지체계 구축을 위해 중앙정부차원에서의 주거지원 강화, 거주시설 소규모화 등 거주시설 유형 및 서비스 다양화 등 ‘탈시설-자립지원’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거정보 안내 및 투표 편의 제공, 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간 동안 장애인 편의증진 서비스 시행 ▲장애인식개선교육 의무대상 기관 확대 ▲특수학교 신·증설, 장애인 의무고용률 상향 조정 ▲특별교통수단 도입 ▲여성장애인 100만원 임신 출산비 지원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수립 시행 등을 성과로 꼽았다.

기존에 다소 미흡한 부분으로 지적되었던 선택의정서 비준, 성년후견제 개선, 협약 제25조 e항(생명보험 제공 시 장애인 차별 금지) 유보 철회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개인․집단 진정 및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직권조사권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는 선택의정서를 의견 수렴을 통해 적극 비준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2013년 도입된 ‘후견’ 제도의 운영상 문제점 등을 확인해 장애인의 의사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고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할 계획이다.

복지부 김현준 장애인정책국장은 “이번 유엔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 발간은 우리나라의 장애인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앞으로 국제기구 심사 준비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장애인을 포용하고 동행하고 있는지 점검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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