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의 도움을 받고 있는 척수장애인 모습.ⓒ에이블뉴스DB

척수장애인들의 재활기간 동안 가족들은 하루 평균 17.89시간, 5년동안 간병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병으로 인해 절반 정도가 직장에서 퇴사를 해야 했고, 23.1%가 2000만원 이상의 소득이 감소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년 척수장애인 욕구‧실태조사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척수협회는 중도, 중증, 중복 3중장애인 척수장애인의 정확한 욕구 파악을 위해 총 602명(남 440명, 여 162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교통사고 척수손상 1위…평균 2.5년 입원치료

조사 결과, 척수손상 원인은 외상이 89.5%, 질병 9.1%였다. 외상 원인으로는 교통사고가 54.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추락사고 22.1%였다. 질병 원인으로는 척수염이 52.6%, 척수종양 21.1% 였다.

병원 생활은 3곳 경험이 27.4%로 가장 많고, 2곳 23.8%, 6곳 이상 다수의 입원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13.1%였다. 척수손상 후 입원치료기간은 평균 30.77개월, 약 2.5년이었다.

척수손상으로 인한 가장 큰 어려움은 신체적 어려움 68.8%, 경제적 어려움 11%, 심리적 어려움 8.6%였다. 신체적 가장 힘든 1순위는 보행 장애 등 마비로 인한 장애였다.

척수장애인이 지난 1년간 병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우는 33.6%에 달했다. 교통 불편 사유, 경제적 부담, 척수손상 치료병원 부족 등의 이유에서였다.

척수협회는 “직업욕구를 감소시키고 시혜적 대상의 존재로 전락한다”면서 “초기 재활 지원을 위한 유형분리, 전환재활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사회복귀를 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병원 이용 시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할 점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척수장애에 대한 이해 부족이 23%로 가장 많고, 병원접근성 16.5%, 검진을 위한 보조장치 부재 13.3% 순이다.

■78%가 장애 후 이혼…“이혼 관련성 크다”

척수장애인들은 299명, 49.7%가 결혼을 한 상태며, 초혼일 경우 66.2%가 결혼 당시 장애가 없었다. 이어 미혼 36%, 이혼 9.8%였다.

미혼인 경우 결혼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장애가 있어서가 32.7%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 28.6%,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18% 순이었다. 이혼한 경우 78%가 장애인이 되고 나서였다. 장애로 인한 이혼 관련성이 60% 인 것으로 분석됐다.

성 생활 관련해서는 55.3%가 배우자 및 성 파트너가 없다고 응답했다. 배우자 및 성 파트너가 있는 경우 한 달 평균 성관계 횟수는 1.87회였다.

수동휠체어를 탄 모습.ⓒ에이블뉴스DB

■이동보조기구 6.9년 사용, ‘지원금 인상’ 시급

척수장애인들이 현재 주로 사용하는 이동보조기구는 수동휠체어가 69.1%로 월등히 많았고, 전동휠체어가 25.4%였다. 총 사용 개월은 83.58개월로 약 6.9년이었고, 하루 이용시간은 평균 10.27시간, 가격은 평균 338.52만원이다.

보조기구 지원에서 시급하게 개선돼야할 점으로는 지원금 인상이 40.5%였고, 이어 지원 품목 확대 29.9% 등이었다.

취업 및 직업생활 특성 조사에서는, 척수손상 전 직업은 학생, 무직, 건설업, 제조업 순이었으나, 척수손상 후 10명 중 6명이 무직자였다. 이들은 장애로 인해 업무 수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46.8%), 수급권여서(15%) 이유로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다.

경제적 상황은 스스로 저소득층에 속한다는 사람이 46.7%로 가장 많았다. 척수손상 전의 월평균 임금은 약 346만원 가량 이었으나, 손상 후 118만원으로 떨어졌다.

■간병은 주로 어머니…5년간 하루 평균 17.89시간

가구 특성을 살펴보면, 1인가구가 30.5%로 가장 많고, 부부가구 26.6%, 자녀 동거가구 21.1% 순이다.

재활치료 당시 가장 오랜 시간 간병을 해준 가족 구성원은 어머니가 34.1%로 가장 많고, 이어 배우자 29.1%, 형제자매 13.4% 순이다. 가족이 간병한 시간은 53.96개월, 약 4,5년간이며, 하루 간병시간은 17.89시간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간병을 해오고 있었다.

간병으로 인해 45.7%가 직장에서 퇴사를 해야 했다. 소득 또한 1년 기준 과반수 이상이 1000만원, 23.1%는 2000만원 이상이 감소했다. 반면, 가족이 간병하지 않은 경우, 월 평균 146.76만원 간병비를 지출했다.

간병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은 근골격계, 정신적 손상 등을 입었으며, 간병으로 인해 생활패턴이 많이 변화됐다고 응답했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모든 일에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경우가 27.7%, 어느 정도 필요하다가 43.4%였다. 일상생활시 주로 도와주는 사람은 배우자가 가장 많고, 자녀와 활동지원사가 뒤를 이었다.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촉구하는 장애인 모습.ⓒ에이블뉴스DB

■가족 간 갈등 많아, 활동지원 ‘시간 확대’ 원해

척수손상 후 가족 간 갈등이 발생 한 경우는 78.2%였다. 갈등원인은 일상생활 도움으로 인한 에너지 소진과 그에 따른 구성원 스트레스가 38.8%로 가장 많고, 이어 경제적 원인 37.7% 였다.

현재 시행 중인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중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점으로는 지원 시간 확대를 58.5%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부담 축소, 시급 인상 등이다.

척수협회는 “하루 대부분을 가족으로부터 간병지원을 받아야 한다. 가족소득 경감에 대한 지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중증장애인 확대 등을 통한 가족의 소진 방지가 필요하다”면서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모든 유형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동지원 관련해서는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척수장애 전문 활동지원사 양성, 현실적인 활동지원 시간, 중증장애인 차등수가를 통해 활동지원사 유입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척수협회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장기입원 문제 해결을 위한 초기재활 시스템 강화 ▲ 의료 서비스 접근성 문제 해결 및 의료진의 인식 개선 향상 ▲성재활 활성화의 필요성 ▲장애인 보조기구 지원 ▲취업 및 직업재활을 위한 장애 수용 프로그램 및 창업 지원 ▲중증장애인 가족 지원 ▲노인 장애인 지원 프로그램 필요성 등을 제언했다.

한편, 보고서 전문은 척수협회 홈페이지 (www.kscia.org) 문서자료실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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