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시 관악구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 청각장애인 등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를 향해 방송사들이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이행하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KBS, MBC, SBS 지상파 방송사들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도록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책임 있는 노력을 해 달라.”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은 21일 서울시 관악구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이하 위원회) 앞에서 ‘청각장애인의 선거방송 접근환경 개선을 위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촉구했다.

인권위는 지난 10일 유권자의 날을 맞아 청각장애인 참정권과 관련해 의미 있는 권고를 내렸다.

KBS, MBC, SBS 등 방송사에 대해 청각장애인의 선거방송 접근환경을 개선하라고 한 것이다.

권고내용은 다수 후보자 출연 전국동시지방선거 토론회에 2인 이상 수어통역사 배치, 수어통역 화면창 1/8까지 확대 등이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정한 ‘장애인방송 프로그램 제공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라는 권고도 함께 결정했다.

앞서 장애벽허물기는 지상파 방송국 등이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방송을 중계하는 과정에서 수어통역사를 1명만 배치하고, 수어통역 화면을 작게 해 토론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청각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개선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청각장애인 당사자들이 인권위 권고를 갖고 위원회를 방문한 것은 이 기관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선거정책토론회와 후보자 대담·토론회 개최를 전담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방송사로부터 선거정책토론회 개최와 관련해 일시와 장소를 받고 사회자, 주제, 진행방식을 결정한다. 이후 역할 토론회 개최전반에 관한 공표를 하고 신문 및 자막방송 등을 통해 홍보한다.

이 자리에서 장애벽허물기는 선거방송 토론회 수어통역사 2인 이상 배치, 수어통역 창 화면확대 외에도 지상파 및 지역선거방송의 수어통역사 의무배치 검토, 검증된 수어통역사 선거방송 배치 등을 요구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왼쪽부터)청각장애인 당사자 윤정기씨,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윤두선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청각장애인 당사자 윤정기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진행된 토론회 방송을 보며 답답한 마음이 있었다. 토론자는 다섯 명인데 통역사 1명이 통역을 하다보니 무슨 내용인지 이해를 못 했다. 통역 화면도 작아 30분 이상 볼 수 없었고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참정권을 행사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시는 청각장애인이 선거정책토론회 등 방송에서 차별을 당해서는 안된다”면서 “수어통역사 2명 이상 배치, 수어통역 화면창 확대 등 인권위가 권고한 내용을 방송사가 이행하도록 위원회가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는 “앞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각 당의 후보자들이 공약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송이 있을 것이다. 방송이 청각장애인에게 한 차별행동이 답습된다면 애써 진정하고 받은 권고가 소용없다”면서 “인권위의 권고가 이행되도록 촉구하고 이행이 안될 경우 또 다른 행동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윤두선 대표는 “우리는 특별한 혜택을 달라는 게 아니다.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달라는 것”이라면서 “지방선거의 각 당 후보자들이 어떤 공약을 등을 제시하고 있는지 알고 투표할 수 있도록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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