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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기관 ‘휴일근로수당’ 날벼락

법 개정, 8시간 초과 수당 2배…“주말 두렵다”

“복지부 대책 마련 절실”, “추경 반영 힘들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4-04 17:28:44
“현장은 정말 죽을 맛입니다. 당장 매주 돌아오는 주말이 두렵습니다.”

전북지역 활동지원기관 관계자 A씨는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 3월20일부터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휴일노동의 가산수당 할증률이 명확해지며, 이 기관은 시행 첫 주 활동보조인들에게 100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이렇게 한 달이면 추가 부담금은 400만원이 된다.

앞서 지난 3월 중순께 전국 활동지원기관보건복지부로부터 ‘근로기준법 주요 개정사항’ 공문을 받았다. 20일부터 공포 예정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른 주요 변경사항에 대한 안내였다.

이중 토‧일요일 휴일근무에 대한 ‘휴일근로수당’이 직격탄이다. 그동안 산업계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에 따라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왔는데, 이 같은 행정해석을 법에 명시하며 법적근거가 마련된 것.

명시된 휴일근로수당은 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휴일 8시간 이하 근무는 현행과 같은 1.5배 수당이지만, 8시간을 넘는 경우엔 2배를 지급해야 한다.

A씨가 근무하는 기관은 중증장애인 수가 많다. 활동지원 주 40시간이 넘는 장애인 이용자가 20여명으로 지역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졌다. 신변처리부터 체위변경까지 필요한 중증장애인 이용자는 주말에도 항시 활동보조인이 필요하다.

올해 활동지원 수가는 시간당 1만760원으로 이중 활동보조인의 임금은 75%인 8070원이다. 언뜻 보면 최저임금 7530원을 웃돌지만, 각종 법정수당을 다 주면 마이너스 적자로, ‘범법자’ 신세다.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에 따르면, 시급 7530원, 활동지원급여 1만760원 기준 활동보조인 인건비는 주 40시간일 경우 기본급 130만7208원, 주휴수당 26만1442원, 연차휴가수당 7만5300원, 퇴직금 13만6996원, 4대 보험 15만93원으로 총계 193만1038원이다.

활동지원 급여 대비 인건비가 103.4%가 되는 것. 이 상태에서 주 40시간을 넘겨 휴일근로수당까지 붙이면 금액은 더 커진다.

결국 A씨는 어쩔 수 없는 마음에 3월 마지막 주에는 이용자들에게 ‘주말에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빗발치는 항의에 ‘8시간 이내로 해달라’고 울며 겨자먹기로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매주 주말은 돌아오고, 기관의 부담과 현장에서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A씨의 기관에서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해야 하니, 주말은 어쩔 수 없이 8시간 미만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A씨는 “중증장애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다. 기관 입장에서는 활동지원시간이 많은 이용자들을 받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현재 활동보조인들이 휴일근무수당을 안 받겠다고 하지만, 혹시 노동부에 이의제기 한다면 빼도 박도 못 하고 소급해야 하지 않냐”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들어 활동지원사업을 많이 반납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험부담을 안고 수당을 안주고 운영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라며 “미리 복지부에서 이 개정 부분을 알리고 대비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무런 완충장치 없이 법이 시행되니 기관 입장에서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낮은 단가 문제로 활동지원 현장은 혼란스럽다.지난 2016년 활동보조인들이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 후 낮은 수가로 인해 고통받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낮은 단가 문제로 활동지원 현장은 혼란스럽다.지난 2016년 활동보조인들이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 후 낮은 수가로 인해 고통받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에이블뉴스DB
A씨의 기관에서 활동지원을 받고 있는 B씨(지체1급)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지마비 독거 장애인으로, 월 400시간 정도 활동지원을 받는다.

B씨는 하루 두 명의 활동보조인을 통해 9시간, 10시간씩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휴일근로수당 때문에 8시간으로 줄인다면, 한 명의 활동보조인을 새롭게 고용해야 한다.

B씨는 “중증장애인이고 지방이라 더더욱 활동보조인을 구하기도 힘들다. 복지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공문만 내려 보내 기관 입장에서도 마이너스를 감수하고, 이용자 입장에서도 활동보조인이 없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서울지역 활동지원기관 관계자 C씨도 “연장근로수당을 줄 수 없어서 근무시간을 월 174시간으로 자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휴일수당을 어떻게 주냐”면서 “노동부와 복지부가 합의를 봐야하지 않겠냐. 이러다가 당장이라도 폐업할 것 같다. 기관, 이용자, 활동보조인, 보호자 모두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휴일근로수당에 대한 혼란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자, 장애인활동지원제공기관협의체(이하 협의체)는 복지부와 지난 2일 간담회를 갖고 ‘조치를 취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남권 장애인정책국장을 비롯 실무자들이 함께 자리했지만 ‘검토해보겠다’는 외엔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이상진 사무총장은 “서비스 단가 자체가 낮기 때문에 각종 수당을 지급하기 힘들다. 2년 사이에 장애인복지관도 20여개가 활동지원사업을 반납했다”면서 “결국 당사자가 가장 피해보는 구조라 사업을 반납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한 휴일근로수당 지급에 대해 현장의 실태조사를 통해 추경예산 편성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중증일수록 활동지원시간이 더 많고 8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 현재 시행된 개정은 장애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중심”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근로기준법이 개정돼서 현장에서의 혼란이 생기고 있다는 것 알고 있다. 특히 걱정인 부분이 서비스 시간이 더 많은 중증장애인이 가장 큰 피해자인 점”이라며 “근로기준법 개정 자체가 활동지원서비스 특성에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고민스럽고 난제”라고 말했다.

이어 “추경 반영 요구도 많이 하시지만, 현재까지 추경에 단가 인상이 반영된 적이 없어서 기대도 없다. 단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기관에서 노력해달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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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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