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F 우수인증을 받은 제천터미널 장애인화장실이 정작 장애당사자가 이용하기 매우 불편하다. ⓒ에이블뉴스DB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이 접근 및 이용함에 있어 불편이 없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Free, 이하 BF)인증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됐지만, 있으나마나한 신세로 전락했다.

장애당사자들이 BF인증제도 자체를 모르며, 현재 인증평가가 아주 필수적인 요건만을 충족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최근 발간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제도 지표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장애인당사자 1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BF인증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30% 정도로 매우 저조했다.

BF인증제도에 대한 설명을 인지한 후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90%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답변, BF인증제도의 홍보가 절실했다.

또 실제 여객시설 현장에서의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현재의 인증평가가 아주 필수적인 요건만을 충족, 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역부족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모든 부분에서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더욱이 인증시설과 비인증시설을 비교한 결과, 전체로 보면 인증시설의 편의성이 높지만 세부항목 별로 보면, 종합안내소의 설치 위치, 접근로 등이 오히려 비인증시설의 점수가 높아 인증지표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BF평가지표이 현실성 있지 못하다며 “흉내만 내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한국장애인개발원은 BF인증지표를 상향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다.

개발원은 이번 연구보고서를 통해 여객시설 BF인증제도 지표개선안을 내놨다.

먼저 청각장애 안내설비의 경우 현재 법적 기준이 없다. 그림, 외국어 병용 및 글자체에 대한 내용이 있으나 그 크기나 색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이 현실, 평가 점수도 총점 168의 24점에 불과, 지표강화가 요구된다.

이에 개선안은 안내설비 지표를 구체화해 이용자 안내를 강화하며, 모든 안내시설에는 전반적인 안내시스템에 대한 별도 계획서를 제출해 체계적인 안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위생시설 BF인증지표 개선안.ⓒ한국장애인개발원

휠체어가 진입하기 힘들다는 민원이 많은 장애인화장실의 경우, 통로가 넓은지 여부를 평가하기로 했다. 장애인 등 다양한 이용자가 불편함이 없도록 통로 유효폭은 ‘최우수’ 기준 3m이상이다.

세면대의 경우는 비장애인의 사용이 불편한 경사형 거울에 대한 항목을 삭제하고 전면거울의 형태만으로 평가하도록 바꾸는 안을 제언했다.

또 센서형 수도꼭지의 경우 손이 닿는 도달거리에 대한 기준을 명기함으로서 사용자의 불편을 덜도록 했다.

계단, 통로 등 내부시설은 공통적으로 바닥마감이 미끄럽지 않은 재질에 대한 기준을 명기, 시험성적서를 제출해 평가에 객관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 복도에서 단차로 인해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단차가 있고 없고를 판단했던 기존 기준에서, ‘전혀 없음’ 외 부분적 단차와 기울기 이하의 경사로 설치 등 세부적이고 강화된 기준으로 개선했다.

그밖에 자동판매기 및 자동발매기는 현재 시각장애인과 휠체어 사용을 고려하지 않은 설비로, 사용자 특성 맞춰 사용을 위한 내용으로 개선하도록 했다.

보고서는 "현재 인증평가 항목이 여객시설의 필수적인 성능을 개선하는 데에는 도움을 주나, 여전히 사용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선진국 기준 등을 검토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강화된 기준을 제시해 인증시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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