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복지재단 산하 중증장애인활동지원사업기관이 활동보조인들에게 매달 서명을 받고 있는 확인서.ⓒ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수가로 인해 활동지원기관과 활동보조인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제도적 특성과 한계가 있음을 상호 적용하고…어떠한 금품채권(주휴수당, 시간외근로수당,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근로자의날 수당 등 법정제수당)의 부족에 대하여 기관을 상대로 진정 및 민형사적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

지난해 8월부터 의정부복지재단 산하 중증장애인활동지원사업기관이 장애인활동보조인에게 내민 확인서 내용이다.

총 161명의 활동보조인이 근무하는 기관은 활동보조인 대표와 활동보조인들에게 “보건복지부 수가가 현실화가 될 때까지 법정수당을 주기 힘들다”는 의견을 전달, 서로 합의를 통해 확인서를 작성했다.

이는 활동지원수가가 9240원으로 턱없이 낮아 법정수당을 지급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 임금체불을 최소화하려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부분부터 노사간의 갈등은 삐걱인다. 기관은 “충분한 설명 끝에 공감을 얻었던 부분이다. 자유의지에 따라 작성됐다”고 설명한 반면,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이하 활보노조)은 “노동자 대표가 누군지도 알지 못한다. 확인서 자체가 무효”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활보노조는 지난해 이 같은 확인서를 강요한 타 기관을 노동법 위반으로 고발했으며, 기관 폐쇄, 임금 2억7000만원 지급 통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관 소속 일부 활동보조인 5명은 확인서의 불법성과 부당함을 주장하며 올해 8월부터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은 서명 거부자들을 상대로 법정근로시간 208시간을 무시한 채 60시간 미만으로 계획서를 작성해 다시 내라고 요구했으며, 서명을 하지 않으면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협박이 있다는 것이 활보노조의 주장이다.

이들을 지지하는 장애인 이용자에게는 전화를 통해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 하고, 한 활동보조인에게 전화를 걸어 “평생 후회하게 해주겠다”는 발언도 했다는 것.

활보노조는 7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 모르쇠로 일관한다”며 시와 정부를 향해 규탄했다.ⓒ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활보노조 고미숙 조직국장은 “서명을 거부한 활동보조인들은 돈을 더 달란 것이 아니고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다. 확인서 자체는 법적 효력이 없는 무효”라며 “기관 대표는 서명을 거부한 활동보조인의 통장에 소액을 추가로 입금하고는 ‘이 사람들한테 돈을 더 줘야 해서 회사가 어렵다’ 는 등 동료들로부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매도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기관 측은 “협조해달라고 2달간의 유예기간을 드렸고, 확인서 서명은 개인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계속 임금체불액이 늘어남에 따라 이달(11월)부터 60시간으로 제한을 두겠다고 했다. 이는 임금체불이 발생하지 않고 노동자가 퇴직연금 등 사회보험료를 받을 수 있는 선이다. 강압적으로 했다는 부분은 심정상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기관 입장에서도 충분히 노력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관에서는 여름휴가, 포상금 지급 등 수익금에 대해서는 활동보조인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복지부의 낮은 활동지원 수가다. 기관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활동보조인들에게도 수가가 현실화되면 법정수당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충분히 이해를 구하고 설명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관 대표의 부적정 발언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뇌병변장애인 A씨는 지난 달 의정부시에 ‘다음달부터는 60시간 이상 바우처를 찍으면 안된다고 하셨다는데 이용자인 내게 한마디도 없이 왜 센터에서 이렇게 하는지 어이가 없다’며 민원을 제기했으며, 시는 ‘제공기관과 인력간의 계약문제로, 제공기관이나 고용노동부에 문의해라’는 답변만 한 상태다.

활보노조는 7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 모르쇠로 일관한다”며 시와 정부를 향해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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