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5세 이후 노인장애인들은 활동보조에서 노인장기요양으로 자동 전환된다.ⓒ에이블뉴스DB

"몸이 좋아져서 시간이 적어지면 모르겠지만 당장 65세가 된다고 노인장기로 전환하는 것은 제도 자체가 잘 못 됐지 않나요?”

에이블뉴스에서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관련 심심찮게 들어오는 제보가 바로 ‘마의 65세’로 불리는 연령 기준 문제다.

현재 만 6세에서 만 65세까지만 적용되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이하 활동지원)는 만 65세를 넘기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이하 노인장기)로 전환된다.

장애인 특성이 반영된 활동지원에서 갑작스럽게 노인장기로 넘어가게 되면 장애특성과 환경이 반영되지 않아 서비스 양도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복지부에서는 여전히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

‘마의 65세’ 문제는 여전히 장애계 속 뜨거운 감자다. 왜 이렇게 장애인들은 노인장기를 두려워할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장애노인 돌봄의 정책 도출’ 속 보고서를 바탕으로 두 제도의 대상자, 급여 내용, 전달체계, 재원의 네 가지 차원에서 비교해 정리했다.

■노인장기 ‘간호‧재활 VS 활동지원 ’장애 특성=먼저 노인장기 대상자는 만 65세 이상 또는 만 65세 미만으로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 중 장기요양 등급 신청을 통해 1~5등급의 등급을 받은 자다.

활동지원의 대상자는 만 6세에서 65세 미만의 자로 혼자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1~3등급의 중증 장애인을 말한다.

노인과 장애인, 별 특별한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활동지원을 받는 대상자가 만 65세, 흔히 ‘마의 65세’를 넘으면 노인장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단, 노인장기 등급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활동지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5년 기준 활동지원 대상자 중 노인장기 전환 대상자 724명 중 411명(56.8%)이 등급외로 판정됐다. 이는 두 제도의 등급판정체계 시스템 차이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두 제도는 공통적으로 일상생활수행정도(Activities of Daily Living-ADL)와 도구적 일상생활수행정도(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IADL)에 따라 신체적 기능 상태를 파악한다.

노인장기는 인지기능, 행동 변화, 간호 처치, 재활 항목을, 활동지원은 장애의 특성과 사회 환경 영역을 포함해 인정조사를 하고 있다.

즉, 두 제도는 각각의 제도적 목적에 따라 상이한 방법과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어 제도적 차원에서 대상자 연결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공백과 별도의 등급 판정을 받는 행정적 불편함 등이 대상자의 몫으로 남게 되는 문제점이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비교.ⓒ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비스 급여 내용 차이, 일방적 전환 ‘침해’=활동지원은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에 따라 장애인은 재가에서 활동지원을 받는다.

이는 노인장기의 재가서비스와 성격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으나 급여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먼저 노인장기는 시설서비스와 주야간보호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활동지원은 재가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65세 이후 노인장기로 전환됐을 때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으로 전환된 고령화된 장애인이 시설서비스 또는 주야간보호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들을 위한 별도의 시설 규정과 프로그램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장애노인이 시설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

서비스 내용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노인장기의 방문요양은 신체활동과 가사활동을 지원하는 급여이며,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두 가지 서비스 외에 대상자의 사회활동을 지원한다.

이는 요양이 중심인 노인장기와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활동지원의 목적에 따른 급여 차이다. 다른 목적으로 급여 내용이 구성됐지만 연령을 기준으로 일방적으로 서비스 전환을 유도하는 것은 ‘대상자의 선택권 침해’라 볼 수 있는 것.

■총 급여액 활동지원 월등, 자부담 부담도 적어=급여액 측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노인장기 재가급여는 월 84만 3000원~125만 2000원이며, 활동지원은 기본급여만을 고려할 경우 월 43만5000원~109만1000원으로 노인장기가 높다.

하지만 활동지원은 등급인정점수와 가구 유형 등에 따라 추가급여 이용이 가능하다. 최대 9 만 3000원~252만 3000원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

기본급여와 추가급여를 조합했을 때 산술적으로 단순히 계산할 경우 월 최대 361만4000원까지 사용할 수 있으므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의 차이가 매우 크다.

특히 독거장애 노인은 장기요양등급인정을 받게 되면 서비스양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돌봄 시간의 감소는 결국 노인의 건강 상태 악화와 연결될 수 있다.

또한 본인부담금도 노인장기 재가급여는 15%, 시설급여는 20%를 부담하는 반면, 활동지원은

기본급 여가 6~15%, 추가급여 2~5%로 본인부담 비율이 더 낮다. 즉, 노인장기로 전환될 시 본인부담금이 증가, 장애인가구의 더욱 부담이 될 수 있다.

■유사한 제공 인력, 재정 차이=두 제도의 서비스 제공 기관은 각 법상 시설 및 인력 기준을 충족해 시·군·구에서 지정받은 장기요양기관과 활동지원기관이다.

노인장기 대상자는 요양보호사에게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활동지원 대상자는 활동보조인에게 주된 서비스를 제공받지만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의 서비스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즉, 두 제도의 대상자는 유사한 서비스 제공 인력에게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두 제도 모두 대상자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노인장기는 수급자 선정 시 표준장기요양이용계획서를 제공하며 최초상담, 정기상담, 수시상담을 하지만 형식적인 상담 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활동지원은 연 1회 모니터링을 해 서비스 이용 시 대상자의 불편 사항과 욕구 변화, 이용 만족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활동지원을 받던 장애노인이 노인장기 대상으로 전환되면 이들에 대한 모니터링 등의 관리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생각된다.

재정 측면에서도 큰 차이는 있다. 노인장기의 경우 사회보험인 장기요양보험재정에서 지출되며, 활동지원은 조세가 투입돼 바우처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두 제도는 관리 주체 역시 상이해 노인장기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활동지원은 국민연금공단의 관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이원화된 관리 주체로 인해 65세가 된 노인이 노인장기 등급 신청 과정에서 탈락할 경우 즉각적인 서비스 연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활동지원 재이용 시까지 서비스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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