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이 27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된 범사회복지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촉구선언에서 사회복지사들의 목소리를 하나 하나 소개하고 있다.ⓒ에이블뉴스

‘내가 장애를 가진 몸으로 혼자서 아이를 키운 건 인간답게 살려는 선택이었지, 내 노후의 보험으로 키운 것이 아닙니다. 해준 것도 부족해서 늘 미안하고 안쓰럽기만 한 내 딸의 등에 업혀 살아야 한 다는걸 알았다면 차라리 인간으로 살기를 포기했을 겁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를 12일 남겨두고 있는 27일 범사회복지계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촉구선언에 힘을 보탰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은 4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사회복지계 대상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원하는 선언인을 모집했으며 총 1899명의 서명을 받았다. 사회복지사, 사회복지 노동자, 사회복지학을 연구하는 학자, 학생, 사회복지 활동가 등이다.

사회복지 현장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과제 속 업무 강도는 높아지지만 연락도 안 되는 부양의무자 때문에 지원책이 없는 상황을 두고 회의감과 자괴감을 들 수밖에 없다. 이에 사회복지현장에서 고쳐야 할 1호 문제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꼽은 이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의 서명은 각 대선후보 캠프에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9일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은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계획에 대해 질의, 답변서를 공개했다. 기호1번 문재인, 4번 유승민, 5번 심상정 후보는 “완전 폐지”를 약속한 반면, 기호2번 홍준표, 3번 안철수 후보는 “부분적”, “제도 보완” 등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예산 수반 계획은 들어있지 않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원교 이사.ⓒ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원교 이사는 “대선 후보들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공약으로 이야기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정책은 공염불”이라면서 “언제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시 손으로 가족을 죽이고 관계를 끊고 혼인신고도 못하는 나라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묻고 싶다. 부양의무자 기준이라는 악법을 반드시 없애 달라”고 촉구했다.

한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 유금문씨는 “사회복지사 선언문에는 언제나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인권과 권익을 지키고 개인이익보다 공공이익을 앞세운다고 나와 있지만 현장에서의 사회복지는 너무 달라서 충격을 받았다”며 “소외된 사람들은 법 규정 내에 맞춰 잘라지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복지는 축소되고 가족에게 개인에게 가난의 책임을 미뤄왔다.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고 인권과 삶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9대 대통령선거를 12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범사회복지계가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대선후보들을 향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촉구선언에 힘을 보탰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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