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착한도서관 프로젝트 홍보사진.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착한도서관 프로젝트 블로그

시각장애인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제일은행)이 정작 시각장애인의 신용카드 발급을 거부하고, 이 과정에서 당사자를 차별하는 발언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시각장애 청소년에게 조기 진로 탐색과 바람직한 직업관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착한도서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갤러리 '터칭 아트 갤러리'를 개관하는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진재혁(시각 2급)씨는 지난 6일 신용카드 발급을 위해 SC제일은행 낙원동지점에 방문했다. 기존에 사용을 하던 활동보조서비스 바우처카드가 손상됐고, 이번 기회에 신용카드와 바우처결제 기능이 포함된 국민행복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였다.

당시 창구에 있던 SC제일은행 직원은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서류작성을 해야한다는 설명을 했고, 이 과정에서 진씨는 본인이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서류 전체를 작성하는 것은 힘들고 성명 기입과 사인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직원은 본인이 무조건 서류를 다 작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은 진씨에게 "서류에 있는 글씨가 보이긴 하세요?", "글씨도 안보이는데 카드 사용은 어떻게 하고 사용 내역은 어떻게 확인할 것이냐?"라고 말하는 등 장애인 차별 발언도 했다.

진씨는 결국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했고, SC제일은행 본사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진씨는 "현재 체크카드를 쓰고 있는데 이 카드를 발급을 받을 때도 이런 일(카드발급 거부)은 없었다. 정말로 이해를 할 수 없다"면서 "차라리 시각장애인을 응대한 적이 없다고 했으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이런 말 자체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SC제일은행은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사업을 통해 후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직원들의 장애인식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서 "SC제일은행은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장애인재단 서인환 사무총장은 "카드발급을 위해 계약서 내용을 읽어주고 녹음을 한 후 자필서명을 받는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결국 글을 쓸 수 없거나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품을 만들지 못하는게 문제이지 장애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하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사유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SC제일은행 낙원동지점 관계자는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신경을 쓰다 보니 직원의 응대가 잘못된 것 같다. 직원들에게 교육을 잘 시켜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사과와 관련해서는 전화를 드리고 하려고 하고 있지만 연락이 안된다. 일이 이렇게 되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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