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진행된 '2017년 장애예산쟁취 및 박근혜 정부퇴진 범장애계 총궐기대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장애인 복지예산 증액을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 안진환 상임대표가 장애인 복지예산 쟁취와 박근혜 정부 퇴진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또한 15명의 회원이 집단 삭발에 나서 투쟁 의지를 높였다.

안진환 상임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2017년 장애예산쟁취 및 박근혜 정부퇴진 범장애계 총궐기대회'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했다.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것은 피와 함성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우선순위 없는 장애복지예산 편성을 저지하기 위한 것.

앞서 한자연은 지난 9월 21일부터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천막을 치고 2017년 장애인예산 확보를 위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61일째 정부와 국회를 향해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시간당 수가 인상을 비롯해 전체 장애인예산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한자연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장애인 복지와 관련된 사업을 유사중복이라는 이름으로 통폐합을 하는 등 장애인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재정지출의 효율화, 예산부족 등의 이유를 대면서 2017년도 정부예산안에 장애인 복지예산 삭감한 반면 장애계가 지지하는 탈시설 자립생활 패러다임은 무시한 채 장애인거주시설 수용인원은 늘리고 예산은 증액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처절한 장애인들 요구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희대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사태를 키웠고, 권력실세들을 위한 예산을 통해 그들의 욕심을 채워주고 있다.

(왼쪽부터)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 서울장애인인권포럼 이권희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한자연 안진환 상임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2012년 정권을 잡으면서 장애인 거주시설 정책을 거부하고 탈시설 자립생활정책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장애인 거주시설장을 배불리는 방향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망가뜨렸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불탔고 그 연기에 장애인들은 숨을 못 쉴 지경이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우리는 박 대통령이 물러나고 장애인 예산이 확대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삭발자로 나선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희 소장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들이 얻어맞아 죽어도 끊임없이 정부는 시설에만 돈을 퍼붓고 있다. 시설장애인들은 자립생활을 하고 싶다며 외치지만, 박근혜 정부는 지역사회 진입할 방법은 마련하지 않고 그들의 배만 불리게 하고 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머리카락을 잘랐다. 머리카락을 농성장에 비치하고 이것을 보면서 우리의 의지가 결연하다는 것을 다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자연 조윤근 사무국장은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우선순위 없는 장애인 복지예산 편성을 강력히 거부한다"면서 "장애인과 관련된 생명예산, 인권예산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장애인인권포럼 이권희 대표는 "박 대통령은 국정철학이 없다. 철학이 없으니 장애인 예산을 우선순위 없이 배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앉아 있는 한 장애인 예산은 절대 증액이 안된다"면서 "예산증액이 되려면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방법 밖에 없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박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총궐기대회를 마친 한자연 소속 회원 등 장애인 500여명(경찰 추산 300명)은 2017년 장애인 예산의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새누리당 당사를 시작으로 여의도 공원, KBS본관, 이룸센터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삭발식을 마친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동희 소장이 눈을 감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회원들이 국정농단의 책임자를 박근혜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 형상의 마네킹을 능지처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예산의 실태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행진을 하고 있는 한자연 소속 회원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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