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종로구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열린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쟁취 위한 전국투쟁결의대회에서 삭발을 하고 있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 ⓒ에이블뉴스

"박근혜 정부는 2017년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을 확대하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2017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쟁취공동행동은 9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삭발식까지 거행,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확대를 위한 끝장 투쟁의 의지를 나타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지난 1일 발표된 2017년 정부예산안은 중증장애인의 현실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중증장애인의 생존권과 직결된 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시간당 수가가 9000원으로 동결됐고 월평균 이용 시간 역시 109시간으로 2016년과 같다.

서비스이용 대상 장애인 수를 6만1000명에서 6만3000명으로 2000명 늘렸다고는 하나 지난 5월부터 이미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가 6만3000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동결됐다는 것.

반면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패러다임에 역행하는 장애인거주시설 운영지원금은 4551억원으로 올해 4370억에 비해 181억원 증액시켰으나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예산은 5%가량 삭감했다.

(왼쪽부터)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대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대희 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 자리에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대표는 "한강다리를 기어서 건너고 23일간 단식해서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해마다 활동지원제도 예산을 갖고 장난을 치더니 이번에는 5%로 동결하겠다고 한다"면서 "여러 고난들이 발목을 잡아도 끝까지 이겨서 이번 생존권 예산을 제대로 돌려놓자. 빡세고 강하게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활동지원서비스가 제도화된 지 10년이다. 꼭 10년 만에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예산안 때문에 다시 삭발을 하게 됐다"면서 "머리를 자르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마음가짐과 투쟁정신을 함께 이 상자에 담았으면 좋겠다. 끝까지 투쟁해서 중증장애인 예산을 확보하자"고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 같은 투쟁 발언 뒤에는 2017년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확보를 위한 삭발식이 진행됐다. 삭발식에는 한자협 양영희 회장, 박대희·노금호 부회장이 참여했다.

삭발을 마친 뒤 박대희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는 활동지원서비스 수가를 동결했다. 그리고는 모든 책임을 중계기관에 떠넘기고 활동보조 노동자에게 급여도 안주는 파렴치한 세력으로 몰고 있다"면서 "끝까지 차별에 저항해서 장애인의 생존권과 직결된 예산을 쟁취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결의대회를 마친 장애인과 활동보조인들은 2017년도 정부예산안에 장애인 관련 예산이 동결 또는 축소된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면서 종로장애인복지관 앞까지 행진했다.

종로장애인복지관 옥상에서는 지난 6일부터 공동행동 소속 장애인들이 장애인 생존권 예산안 보장을 촉구하면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단의 삭발식을 지켜보던 한 장애인이 울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전국투쟁결의대회에 참가한 장애인들이 장애인 관련 예산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종로장애인복지관으로 향하고 있는 장애인들. ⓒ에이블뉴스

장애인들과 활동보조인이 대오를 맞춰 행진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경찰에 가로막혀 행진을 멈춘 장애인들과 활동보조인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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