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플라자 지하1층에 설치된 점자블록. 기존에는 혹두기만 있어 시각장애인이 보행을 하다가 기둥에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었다. ⓒ박종태

우여곡절 끝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됐다. 안전 우려 문제를 제기한 지 2년만이다.

DDP의 시각장애인 편의 개선 요구는 2014년 3월 개관에 앞선 점검에서부터 나왔다. 화강석 혹두기가 외부 건물에서 주출입구까지 2~3M폭으로 보행안전구역을 경계하고 벤치, 가로등, 조경 등으로부터 보행자의 통행을 편리하게 유도하기 위해 설치됐는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발과 흰 지팡이로 감지가 불가능해 시각장애인이 걸려 넘어지거나 주변 바닥재질과 혹두기 색상의 구분 불가로 저시력 장애인들의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제거하고 점자블록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는 혹두기를 제거하고,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 면을 약간 울퉁불퉁하게 하기로 결정한 뒤 지난해 9월 1일 시연회를 갖고 공사에 들어갔지만 잠정 중단됐다.

공전하던 중 지난해 3월 12일 장애인단체 관계자 등 8명이 자리한 가운데 자문회의를 열고 ‘DDP 장애인편의시설 개선사업 기본계획 수립’에 대한 방향을 확정했다.

예산 1억1000만원을 투입해 디자인전시관, 종합안내실 각 출입구 방향에 있는 혹두기 중 점자블록 설치 시 교차되는 지점에 있는 혹두기를 1.2M 폭만큼만 제거한 뒤 점자블록을 설치하기로 한 것. 또 물론 지상1층, 지하2층의 주요 동선에 점자블록을 설치하고, 촉지도식 점자안내판의 위치도 안내 목적에 적합하도록 변경할 계획을 잡았다.

그렇지만 혹두기 제거가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따라 공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았고, 제거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뒤 개선 사업에 들어가 최근 완료했다.

4일 현장을 방문해 보니 지하철 입구와 버스정류장에서 DDP까지의 혹두기 옆에, 지상1층과 지하2층의 주요 동선에 점자블록이 설치됐다.

촉지도식 점자안내판의 위치도 안내 목적에 적합하도록 변경됐다. 하지만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 위한 음성안내기와 인적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벨이 미설치됐고, 앞바닥에 점자블록도 없어 아쉬웠다.

이에 대해 DDP 직원은 "촉지도식 점자안내판 앞에 점자블록은 바로 설치할 것"이라면서도 "음성안내기와 직원호출벨 설치여부는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횡단보도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까지 설치된 점자블록. ⓒ박종태

횡단보도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출입문까지 이어지는 점자블록. ⓒ박종태

버스정류장과 2층 버스정류장 앞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출입문까지 설치된 점자블록. ⓒ박종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출입문에서부터 디자인장터 입구까지 설치된 점자블록. ⓒ박종태

촉지도식 점자안내판의 위치도 안내 목적에 적합하도록 변경됐다. 하지만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 위한 음성안내기와 인적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벨이 미설치됐고, 앞바닥에 점자블록도 없어 아쉬웠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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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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