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국군과 그의 아버지.ⓒ한국척수장애인협회

“나는 미국 대륙 횡단을 포기하지 않고 꼭 완주를 해서 나처럼 근육병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어요”

근육장애인 배재국(20세, 대전고2)군이 꿈꿔왔던 뉴욕마라톤 참가가 사회 각계 인사들의 따뜻한 손길로 이뤄졌다.

10살 때 근이영양증 판정을 받았던 재국군. 하지만 그에게 근육병은 무섭지 않았다. ‘일어설 수 있다, 물리칠 수 있다’는 목표를 세우며 아버지와 함께 지난 10년간 5차례에 걸친 국토 종단과 전국 마라톤 대회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런 재국 군이 더 큰 세상을 보기 위해 뉴욕마라톤 참가라는 꿈을 품었으나 재국 군과 같은 사례의 참가자는 출전이 불가한 대회 규정을 뒤늦게 알게 되어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

이 안타까운 사연이 지역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지난 8월 이를 접한 탁구선수 출신 이에리사 국회의원은 대전에 있는 재국 군의 집을 직접 방문한 뒤 뉴욕마라톤 조직위원장에게 재국 군의 상황을 설명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마침내 지난 9월, 뉴욕마라톤 조직위로부터 참가가 가능하다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 휠체어가 아닌 경주용 휠체어를 타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동안 일반 휠체어를 타고 국내 마라톤에 참가해왔던 재국 군의 가정형편에 고가의 경주용 휠체어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에리사 의원을 통해 사연을 접한 전 국가대표 체조 김소영 선수(현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척수장애인재활지원센터장)는 협회를 통해 서원밸리와 한국캘러웨이가 후원하고 있는 휠체어 지원사업인 ‘사랑의 휠체어’ 대상자로 재국 군의 사례를 소개했고 경주용 휠체어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

협회는 29일 오는 11월1일 뉴욕마라톤 참가를 앞둔 재국군에게 경주용 휠체어를 달했다. 눈시울을 붉히는 그의 아버지와 재국군에게 따뜻한 격려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김소영 센터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재국 군이 무척 대견하다. 앞으로도 ‘사랑의 휠체어’가 누군가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배종훈 씨는 “눈앞이 캄캄하기만 했는데 이렇게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재국이의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배재국 군은 “굉장히 좋고 감사하다”라는 말과 함께 해맑은 웃음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징검다리 역할을 한 이에리사 의원은 “저 뿐만 아니라 재국이를 사랑하는 언론과 주변의 관심이 모두 합해져 이루어낸 값진 결실”이라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재국이의 소원을 이뤄줄 수 있어 기쁘다. 재국이가 뉴욕에서 행복한 함박웃음을 지으며 완주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길 응원한다”고 밝혔다.

배재국군이 작성한 목표.ⓒ한국척수장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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