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장애인보호작업장 신축 계획 중인 부지 옆에 변전소가 있다. ⓒ박종태

충남 천안시가 변전소와 송전탑이 위치한 인근에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신축하기로 한 것에 한발 물러설 뜻을 나타내고 있지만, 지역 장애인단체는 믿을 수 없어 철회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까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충남장애인인권연대에 따르면 최근 천안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천안시가 제출한 장애인보호작업장 신축 안을 의결했고,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0일 열린 토론회를 통해 지역 장애인계에 알져지게 됐다.

주요내용은 천안시 장애인보호작업장을 국비 3억2900만원, 도비 1억6500만원, 시비 5억7200만원 등 총 10억66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천안시 동남구 구성동 산 22-5번지 일대 1,600㎡에 신축을 한다는 것이다.

천안시는 부지에 대해 시내 지역과 근거리여서 장애인들이 출퇴근이 용이하고, 주변에 인가가 적어 민원발생우려가 적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 154kv가 흐르는 고압철탑이 있어 건강상 우려가 심한지역일 뿐만 아니라 시내지역과 많이 이격되어 장애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이른바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은 장소라는 지적이다.

충남장애인인권연대 한창석 상임대표, 충남장애인단체연합회 황화성 상임대표와 함께 지난 13일 신축부지 현장에서 만난 특수학교인 천안인애학교 학부모들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학부모들은 "변전소와 송전탑이 둘러싸고 있는 곳에 장애인보호작업장을 건립하는 것은 사고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면서 "이곳에 수목을 식재해 최대한 전자파를 막겠다고 하는데, 건강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건립 부지로 부정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천안시 노인장애인과 박미숙 과장은 "내년 12월까지 장애인보호작업을 건립하지 못하면 국비 3억 2900만원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며, 장애인단체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반대를 하는 만큼, 다른 부지를 물색해 건립할 계획"이라면서 "시의회를 통과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은 나중에 다시 돌려놓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천안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서경원 위원장은 "(신축부지의 건강상) 위험성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정도인지 파악을 못했다"면서도 "국비를 안 쓰면 반납하고, 5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과 일부 장애인들께서 빨리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해서 우선 건립하고, 추후 확대할 생각으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통과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들어보니 굉장히 반대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여 시 담당과장에게 건강상 나쁘다면 빨리 다른 장소를 물색해 보라고 할 것"이라면서 "발달장애인들의 건강을 위해 이곳에 신축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이 천안시와 시의회가 한 발 물러나 대체 부지 물색을 뜻을 밝혔지만, 지역 장애인단체는 공식적이 철회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창석 상임대표와 황화성 상임대표는 "시와 시의회의 말을 절대 믿을 수 없다"면서 "시에서 변전소 부지에 건립 계획 철회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까지 기자회견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충남장애인인권연대는 지난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천안시 장애인보호작업장 신축과 관련 장애인차별·인권침해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장애인보호작업장 신축 부지 인근에는 변전소 말고, 고압 송전탑도 있다. ⓒ박종태

지난 13일 장애인보호작업장 신축 부지를 찾은 지역장애인단체장과 천안인애학교 학부모들이 건강상의 문제 등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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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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