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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이동권 소송 1심 판결, 장애계 이목집중

D-15일 앞으로…“이동권 보장 판결” 요구 성명 봇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6-25 16:14:52
연휴 때면 늘 TV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소재는 바로 고속버스 터미널 풍경이다. 가족, 친지를 찾아 바리바리 싸든 짐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귀경길에 오른 버스. 반면, 장애인들은 매년 고속버스 터미널 앞에서 제사를 지낸다.

발 디딜 틈 없는 승차장 앞에서 차례상을 차리고 확성기로 이동권을 촉구하는 모습에 귀경객들은 그저 인상만 쓴다. ‘민폐’라고 한다.

또 혹자는 KTX 등 철도를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러고 싶다. 불편한 버스보다 더 편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싶다. 그런데 버스로만 이동할 수밖에 없는 곳이 많다. 당연한 권리를 ‘민폐’ 취급하는 것은 너무나 슬프지 않은가.

이에 장애인들은 열악한 시외 이동권 현실을 해결하고자 지난해 3월 국가, 지방자치단체, 운송사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며 오는 7월10일 1심 판결이 나온다. 2001년부터 시작된, 14년간의 긴 이동권 싸움의 끝에서 장애인들은 웃을 수 있을까.

■제자리걸음 이동권, 외면하는 정부=장애인들의 이동할 권리 보장에 대한 요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사고에 반발하며 몸에 사슬을 묶고 기어서 버스에 오르는 투쟁을 통해 지난 2005년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이동권에 대해서는 제자리 걸음에 불과하다. 현재 전국적으로 9574대의 고속·시외버스가 있지만 단 한 대도 휠체어 승강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 또 중장기적인 접근권 보장을 위한 대책도 수립하고 있지 못 하다.

2015년도 저상버스 및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16억원(시범사업 40대분)의 예산안 또한 작년 말 결국 국회 심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UN장애인권리위원회는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과 관련해 ‘장애인이 모든 종류의 대중교통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 정책을 점검할 것’을 권고내린 바 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도 고속·시외버스의 휠체어 승강설비 장착이 가능하다고 보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도모는 국가의 당연한 의무임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정부 측의 태도는 여전히 달라진 바가 없다. 행정계획 수립절차 문제, 기술적 문제, 사업주 운영손실 문제 등 행정절차와 예산을 들먹이며 여전히 장애인의 이동권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

정부 측의 미온한 반응에 운송사업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버스 운행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부와 운송사업자 서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바쁜 모습이다.

다가오는 추석에도 고향에 가지 못해 귀경객들의 뒷모습만 바라봐야 하는 장애인들의 안타까움을 어느 누가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올해 2월 설날 연휴를 맞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위하고 있는 장애인들 모습.ⓒ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올해 2월 설날 연휴를 맞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위하고 있는 장애인들 모습.ⓒ에이블뉴스
■1년4개월, 평행선만 그린 ‘법정싸움’=“이대로는 물러서지 않는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7개 단체가 모여 만든 이동권소송공동연대가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 대한민국, 서울시, 경기도, 버스회사 등을 상대로 차별구제청구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저상버스 등 교통약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버스를 도입하는 사항을 포함할 것, 서울시장·경기도지사에게 고속버스 등에 저상버스를 도입할 것을 청구했다.

또 고속·시외버스 사업자가 승하차 편의제공을 위해 저상버스 등을 도입할 것, 국가 및 지자체와 고속·시외버스 사업자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상의 법률위반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것을 청구한 바 있다.

해가 바뀌어 이어졌던 법정싸움은 길었다. 변론과정에서는 서로의 입장만을 확인했을 뿐 시외이동권 보장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았다. 해외사례를 소개하고, 이동권 필요성에 대해 성토했지만 “구불구불한 길을 다니기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어려움만 밝혔을 뿐이었다.

보다 못한 법원에서도 정부 측에 교통약자가 이동할 수 있도록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 추가, 사업자 측에도 저상버스 도입 노력을 기울이도록 화해권고를 내렸지만 끝내 물거품 됐다.

정부에 이어 사업자들도 줄줄이 법원에 이의제기를 신청한 것. 이번에도 역시나 행정계획 수립 절차 등이 그 이유였다. 1년이 넘는 소송기간 동안 그들의 태도는 제자리걸음이었던 것이다.

■D-15 앞둔 1심 판결, 쏠리는 장애계=시외이동권 보장을 위한 1심판결이 15일 앞으로 다가왔다. 1년하고도 4개월이 넘었던 공익소송.

최종 판결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장애계에서도 연이어 성명을 통해 시외이동권을 보장하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법원이 이동이 장애인의 인권이며 국가가 이를 보장해야하는 의무가 있음을 인정해야한다”면서 “판결을 통해 대한민국의 모든 장애인 및 이동약자의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는 획기적인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국토교통부는 행정계획 수립절차 문제, 기술적 문제, 사업주 운영손실 문제 등 행정절차와 예산을 들먹이며 여전히 장애인의 이동권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행정 편의적이며 무성의한 태도는 장애인의 권리를 계속해서 짓밟는 것”이라며 “장애인 이동권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서 마땅히 국가와 사회적으로 보장 받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 현재 9574대의 버스가 있지만 단 한 대도 휠체어 승강설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장애인의 이동권은 누구에 의해서도 제한되거나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가와 사회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해 이동할 수 있도록 책무를 다해야 한다. 법원은 국가가 그 본연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시외이동권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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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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