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입구에는 차량진입 억제용 말뚝, 일명 볼라드가 단단한 재질의 화강암인데다가 높이가 약 50cm로 낮아 시각장애인이 부딪쳐 다칠 우려가 있다.ⓒ박종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의 한국도심공항(CALT)은 공항 이용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서 1985년에 설립됐다.

항공권 발권과 탑승수속, 출국심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어 한국도심공항에서 출국심사까지 마친 승객들은 전용출국통로를 통해 곧바로 출국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외국을 갈 때 조금 더 편리하게 이용을 할 수가 있는 도심 속에 공항인 셈으로 1층 항공사 탑승 수속장, 2층 리무진 버스 및 출국심사장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한국도심공항에 대해 김현수(지체장애 2급)씨는 최근 외부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축소해 불편하다고 제보해 왔다.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로 확대는 못할망정 줄이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외면하는 처사라는 이유다.

따라서 지난 16일 직접 한국도심공항을 방문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물론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지 전반적인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먼저 외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김 씨의 말대로 1층의 경우 3면에서 1면으로, 2층의 경우 4면에서 1면으로 축소됐다.

이에 한국도심공항 담당자는 외부에 잠깐 주차를 하는 이용 고객이 많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지하2층 엘리베이터 가까운 곳으로 옮겨, 설치한 것으로 눈이나 비가 오면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하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9면이 엘리베이터 가까운 곳에 마련돼 있었다.

건물 입구에는 차량진입 억제용 말뚝, 일명 볼라드가 단단한 재질의 화강암인데다가 높이가 약 50cm로 낮아 시각장애인이 부딪쳐 다칠 우려가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볼라드는 보행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높이 80∼100㎝ 내외, 지름 10∼20㎝ 내외, 간격 1.5m 내외, 보행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로 설치해야 한다.

입구 계단 옆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이동 할 수 있는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 출입문은 회전문과 여닫이문이 있는데 여닫이문 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양하게 설치됐다. 반면 회전문은 버튼을 누르면 서행하지만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눌러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였다.

장애인화장실을 살펴보면 1층의 경우 남녀비장애인화장실 2곳이 있는데, 입구에 각각 남녀공용으로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출입하는데 불편이 없었지만, 내부는 문제였다.

용변기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휴지걸이는 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용변기 세면대 방향 손잡이도 버튼을 눌러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상하 가동식이어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따른다.

세면대 손잡이는 모두 고정식으로 가로 폭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여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의 세면대 접근을 방해했다. 반면 비상호출벨은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1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2층에는 남성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남성장애인화장실 1곳만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내부는 1층 장애인화장실과 같은 상태였다.

이 밖에도 우측 엘리베이터 버튼 밑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됐을 뿐 좌측 엘리베이터에는 없었다.

한국도심공항 담당자는 “1층 2곳의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을 각각 남성과 여성으로 분리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중간에 안내 문구를 부착할 것”이라면서 “2층 (공간이 없는 등 현실적으로 개선이 어려워) 1층을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화장실 내부 문제를 개선하고, 볼라드도 규격대로 설치하는 등 장애인들의 불편 사항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도심공항 전경. ⓒ박종태

출입문은 회전문과 여닫이문이 있는데 여닫이문 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양하게 설치됐다. 반면 회전문은 버튼을 누르면 서행하지만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눌러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였고, 버튼 앞에ㅓ 벨트 차단봉이 있다. ⓒ박종태

2층 외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4면에서 1면으로 줄었다. ⓒ박종태

1층 외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3면에서 1면으로 줄었다. ⓒ박종태

1층의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으로 마련돼 있다. ⓒ박종태

1층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휴지걸이는 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용변기 세면대 방향 손잡이도 버튼을 눌러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상하 가동식이어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따른다.ⓒ박종태

1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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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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