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전용주차구역 둘레 인도에는 차량진입 억제용 말뚝, 일명 볼라드가 설치돼 있은데 재질이 딱딱한 화강암이며 높이도 50cm 가량으로 낮아 시각장애인이 걸려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세종특별자치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변에 지어진 대통령 기록물 관리 전용시설 ‘대통령기록관’이 지난 14일 준공했다.

2013년 착공한 대통령기록관은 109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약 2만 8,000㎡ 부지(연면적 3만 1,219㎡)에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국새보관함을 본떠 건립됐다.

주요시설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1대(1948년)부터 21대(2033년) 대통령 기록물을 통합 보관하는 보존 처리시설, 서고, 대통령 열람실, 전시동, 사무실·강당, 세종호수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난간 등을 갖추고 있다.

대통령기록관의 본격적인 운영은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을까? 지난 15일 직접 방문,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먼저 건물 입구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승하차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충분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 등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안내판은 문제였다. ‘이곳은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입니다’라는 내용만 있고, 신고전화 번호도 없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는 주차가능표지를 부착하고, 보행불편 장애인이 운전 또는 탑승해야 주차할 수 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둘레 인도에는 차량진입 억제용 말뚝, 일명 볼라드가 설치돼 있은데 재질이 딱딱한 화강암이며 높이도 50cm 가량으로 낮아 시각장애인이 걸려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볼라드는 보행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높이 80∼100㎝ 내외, 지름은 10∼20㎝ 내외, 간격 1.5m 내외, 보행자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은 재질로 설치해야 한다.

대통령기록관 정문 출입문 옆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만져 내부를 알 수 있는 촉지도식안내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반면 출입문은 자동문과 여닫이문이 각각 설치돼 있으며, 여닫이문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건물 내부에는 이동약자를 위해 엘리베이터 6대가 있으며, 버튼 밑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 남성 4곳, 여성 4곳을 살펴보면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으로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설치된 등받이는 벽과 용변기의 거리조절이 되지 않고, 옆으로 돌아가며 허리받침이 아니라 등을 받치고 있어 불편하다. 세면대와 용변기 손잡이는 버튼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상하 가동식이어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등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휴지걸이는 용변기 뒤쪽에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사용할 수 없다.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어린이 변기가 설치된 곳도 있는데 공간이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동 불편을 초래했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돼 있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건물 계단은 입구에 점자블록, 양 옆에 손잡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층 외부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의 경우 점자블록은 설치된 반면,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2층 대강당 뒤쪽에는 휠체어장애인좌석 5곳이 보호자 좌석과 함께 마련돼 있고, 대강당 옆에 단상으로 접근이 가능한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을 뿐만 아니라 손잡이와 여기에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 시각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전시실 내부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내부를 알 수 있는 촉지도식점자안내판이 설치됐다. 여기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가 설치됐지만 인적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벨이 미설치됐다.

전시실 안내데스크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높이가 높아 문제다. 반면 안내데스크 옆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다.

대통령기록관 내부 코너, 화장실 등 곳곳에 모서리가 있는데 보호대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부딪쳤을 때 다칠 위험이 있어 예방 차원에서 보호대를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통령기록관 공사 담당자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하게 설치된 장애인 편의시설은 법규에 어긋나면 고치겠지만, 어긋나지 않는 사안은 논의를 하여 개선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준공한 대통령기록관 전경. ⓒ박종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안내판은 문제였다. ‘이곳은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입니다’라는 내용만 있고, 신고전화 번호도 없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는 주차가능표지를 부착하고, 보행불편 장애인이 운전 또는 탑승해야 주차할 수 있다. ⓒ박종태

건물 계단은 입구에 점자블록, 양 옆에 손잡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설치된 등받이는 벽과 용변기의 거리조절이 되지 않고, 옆으로 돌아가며 허리받침이 아니라 등을 받치고 있어 불편하다. 세면대와 용변기 손잡이는 버튼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상하 가동식이어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등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휴지걸이는 용변기 뒤쪽에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사용할 수 없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어린이 변기가 설치된 곳도 있는데 공간이 좁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동 불편을 초래했다. ⓒ박종태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돼 있다. ⓒ박종태

전시실 내부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내부를 알 수 있는 촉지도식점자안내판이 설치됐다. 여기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가 설치됐지만 인적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벨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2층 대강당 뒤쪽에는 휠체어장애인좌석 5곳이 보호자 좌석과 함께 마련돼 있고, 대강당 옆에 단상으로 접근이 가능한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을 뿐만 아니라 손잡이와 여기에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 시각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박종태

전시실 안내데스크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높이가 높아 문제다. 반면 안내데스크 옆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유도기가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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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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