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지평 임성택 변호사가 장애인 공익소송의 사례와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차별로 접수되는 진정건수는 6500여 건에 이르는 반면 법원의 공익소송은 30여건 이내로 매우 적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은 강제집행이 가능하고 사회적 파장이 더욱 크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인권개선에 더욱 효과적이다.

법무법인 지평 임성택 변호사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장애인법연구회,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공동주최한 장애인법 국제 심포지엄 ‘법을 통한 평등 실현’에서 공익소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언을 쏟아냈다.

이날 임 변호사는 “장애인권리옹호시스템이 도입돼야 하며, 미국 P&A(Protection and Advocacy) 시스템도 좋은 선례”라고 운을 뗐다.

P&A는 조사권한과 상시적 시설접근권, 대리소송권 등을 갖고 장애인 인권침해 사건에 신속하게 개입해 피해 장애인을 구조하고 인권침해 상황을 개선하는 법적 시스템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경기 등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근거해 장애인인권센터가 설립돼 장애인을 위한 공익소송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권한 등의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임 변호사는 “최근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돼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설치 근거가 마련됐고, 조금 더 구체적인 장애인권리옹호기구에 관한 독립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면서 “조사권, 시설감시권 등을 갖춘 장애인권리옹호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 변호사는 장애인이 사법기관을 자신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법원이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장애인이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하고, 여기에 사법 소극주의가 더해져 장애인이 사법기관을 자신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라는 것.

임 변호사는 “이러한 현실 때문에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작년 최종견해를 통해 법원을 통한 권리구제가 가능하도록 피해자들에 대한 소송비용을 면제 또는 경감시켜 줄 것을 권고했다”면서 “판사들에게도 장애인 차별금지법의 실효적 이행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법원에게 부여된 구제조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을 밝혔다”며 법원의 권고사항 이행을 피력했다.

임 변호사는 또한 “사법시스템에서 장애인을 위한 지원도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의사소통을 위한 지원이 부족해 사법절차에 참여하는데 애를 먹는 경우도 많고 그 밖에 장애 유형과 정도에 맞는 편의제공도 미흡하다”며 해결 방안을 제언했다.

임 변호사는 “장애인의 사법절차 참여가 차별 없이 동등하게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소송법과 법원조직법 등 사법절차에 관한 법률이 장애인권리협약 또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내용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장애인 차별을 방지하고 정당한 편의제공을 위해 관련 법령, 규제, 정책 또는 관행을 파악해 개정해야 하고 전자소송 등의 웹 접근성 강화와 함께 소송구조도 대폭 확대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대법원이 2013년 장애인 사법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으나 장애인권리위원회가 지적한 것처럼 법규적 효력이 없다”면서 “장애인 사법지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에 근거를 두고 있으므로 대법원 규칙으로 법규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임 변호사는 “최근 태평양, 지평, 광장 등 한국의 로펌 중에는 장애인 팀을 구성해 장애인 권리옹호 활동을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로펌의 프로보노 활동이 활성화돼야 하고 장애분야를 전업으로 하는 공익변호사도 더욱 늘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공익기금을 구성하거나 공익변호사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확대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 1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법 국제 심포지엄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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