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서 운행 중인 2층 개방형 버스.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돼 있고, 탑승 공간이 마련돼 있어 휠체어장애인이 승차할 수 있다. ⓒ박종태

현재 서울에서 2대, 부산에서 4대의 2층 개방형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휠체어 탑승을 위한 설비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장애인은 탑승을 아예 못하거나 짐짝처럼 누군가의 등에 업혀야만 하는 현실이다.

따라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2층 개방형 버스를 바라보는 시선을 곱지 않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규정된 ‘교통사업자, 교통행정기관은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의 이용에 있어서 보조견, 장애인보조기구 등의 동승·반입·사용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어긴 것으로 차별적 행태라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으로부터 일본 후쿠오카시를 방문했을 때 휠체어 탑승 설비를 갖춘 2층 개방형 버스가 운행 중이며, 직접 탑승해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수소문 끝에 후쿠오카시 하카다역 부근에 있는 니시데쯔 버스회사에서 운행 중인 것을 확인한 뒤 지난 10일 취재를 위해 방문했다.

취재는 니시데쯔 버스회사의 협조 아래 차고지에서 이뤄졌으며, 후쿠오카시 신체장애자복지협회 이시마츠치카시(뇌병변1급)씨의 도움을 받았다. 통역은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지사에서 도움을 줬다.

운행 중인 2층 개방형 버스는 높이 4m이며, 2층에만 좌석이 마련돼 있어 탑승할 수 있다. 좌석은 36석을 갖추고 있으며, 휠체어 2대까지 탑승할 수 있다.

특히 2대의 휠체어리프트를 갖추고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직접 2층까지 올라 갈 수 있고, 하차도 가능하다.

휠체어리프트는 접어서 보관하는데,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려 할 때 가운데 문을 열어 펼쳐 탑승시킨다.

니시데쯔 관계자는 “휠체어리프트는 버스정류장 경계석하고, 맞추어 단차 없이 승하차를 하수 있다”면서 “휠체어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2곳은 의자 하나를 앞으로 밀면 공간이 마련 된다”고 설명했다.

직접 타본 이시마츠차카시씨는 “휠체어리프트는 안정적으로 위험하지 않다”면서도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조금 좁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국내의 차별적 현실과는 달리 공간이 협소한 점이 있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탑승할 수 있어 부러웠다.

한편 휠체어리프트 장착·제조업체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국내 기술로도 2층 개방형 버스를 처음 제작할 때 휠체어리프트를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일본의 현실과 다른 것은 휠체어 장애인의 당연한 권리를 고려하지 않는 의식에 기인한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2층 개방형 버스 가운데에 보관된 휠체어리프트.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의 탑승을 위해 휠체어리프트를 꺼내고 있다.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이 2층 개방형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휠체어리프트에 오르고 있다.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이 2층 개방형 버스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이 탑승할 공간을 만들고 있기 위해 의자를 조작하고 있다. ⓒ박종태

2층 개방형 버스에 탑승한 휠체어장애인. ⓒ박종태

2층 개방형 버스에 탑승한 휠체어장애인.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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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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