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관 4층 옥상에 마련된 장애인운전연습장. ⓒ박종태

국립재활원 내 장애인종합재활교육훈련시설인 ‘나래관’이 지난달 31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장애인의 체육활성화와 재활훈련교육 시스템을 전문화를 통한 후천적 장애예방 기능 강화, 사회복귀 토대 구축 등의 목적을 위해 건립이 추진된 나래관은 3년여의 공사 끝에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2,460㎡) 규모로 완공됐다.

주요시설로는 ▲지하1층~지하2층: 주차장 ▲지상1층: 다목적 체육관, 체력단련실, 재활 체육실 ▲지상2층: 장애인 자립·재활에 도움을 줄 사회복귀체험실, 동작분석 실험실 ▲지상3층: 장애체험실, 세미나실 ▲지상4층(옥상): 장애인운전교육장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나래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계획서나 설계도면 등을 참고해 주어지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예비인증 최우수등급 받은 건물로 본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사회복귀 등을 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까? 지난 2일 방문해 직접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건물 입구에 걸린 현수막의 문구처럼 ‘재활에 날개’가 되기에는 의문이 들었다. 수준이 미흡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건물 입구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만져 내부를 알 수 있는 점자안내판(촉지도식 안내판)이 설치됐지만,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기와 인적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직원호출버튼이 없었다.

장애인화장실도 문제가 있었다. 1층에는 비장애인화장실과 구분해 3곳이 마련돼 있었는데, 남녀 표지판이 없어 성별의 구분 없이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며,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접이식이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 휴지걸이가 양호하게 설치됐고 옆에 샤워기와 샤워용 의자가 마련됐다. 하지만 세면대가 없었다.

2층~3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각각 마련된 남녀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접이식이다. 내부는 공간이 넓고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 등 대부분 설치 상태가 양호했지만 세면대의 경우 손잡이 끝 부분이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기대면서 사용하기 힘들었다.

4층 옥상의 남녀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역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접이식이고, 세면대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반면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 휴지걸이의 위치와 설치 상태는 양호했고, 남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손잡이가 설치된 소변기가 마련돼 있었다.

전 층의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됐다. 점자블록의 경우 벽면 앞에 설치돼 있는 상태였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1층 남녀 샤워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출입문도 손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다. 샤워기의 설치 위치는 높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이용하기 어렵다.

또한 옷장과 탁자가 설치된 탈의실의 경우 공간이 좁아 휠체어의 이동에 어려움이 있고, 옷장은 바닥까지 길게 내려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큰 불편이 있다.

이와 관련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편의증진국 홍현근 국장은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교육훈련을 받는 곳에 각층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을 접이식으로 설치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편의 부족을 지적했다.

한편 건물 내부 엘리베이터 버튼 밑 바닥에 점자블록, 1층 다목적 체육관 단상에 경사로는 양호하게 설치됐다.

나래관 전경. '재활에 날개를 달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종태

1층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접이식이다. 또한 남녀 구분 표지판이 없다.ⓒ박종태

1층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 휴지걸이가 양호하게 설치됐고 옆에 샤워기와 샤워용 의자가 마련됐다. 하지만 세면대가 없다. ⓒ박종태

2층~3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각각 마련된 남녀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접이식이다. 내부는 공간이 넓고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 등 대부분 설치 상태가 양호했지만 세면대의 경우 손잡이 끝 부분이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기대면서 사용하기 힘들었다. ⓒ박종태

4층 옥상의 남녀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접이식이고, 세면대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반면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 휴지걸이의 위치와 설치 상태는 양호했고, 남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손잡이가 설치된 소변기가 마련돼 있다. ⓒ박종태

전 층의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미설치됐다. 점자블록의 경우 벽면 앞에 설치돼 있는 상태였다. ⓒ박종태

1층 다목적 체육관 단상에 경사로는 양호하게 설치됐다. ⓒ박종태

1층 남녀 샤워실 내 샤워기의 설치 위치는 높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이용하기 어렵다. ⓒ박종태

옷장과 탁자가 설치된 탈의실의 경우 공간이 좁아 휠체어의 이동에 어려움이 있고, 옷장은 바닥까지 길게 내려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큰 불편이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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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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