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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건강 ‘빨간불’, 국회는 ‘묵묵부답’

잠자고 있는 ‘장애보건법’…구체적 논의 시급

정부의 장애인보건관리 의무화 등 내용 담겨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7-04 14:23:03
매년 장애인 관련 법률안이 끊임없이 국회에 제출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국회를 통과해 시행이 되고 있는 법안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2012년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염원이 담긴 발달장애인법도 2년이 지나서야 어렵게 국회를 통과했다. 그 밖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은 국회에 계류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다음 국회로 넘어가면 폐기돼 버려, 또 한 번의 발의를 거쳐야 한다. 앞서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한 장애인 관련 법안이 수두룩 폐기되기도 했다.

장애인들의 절실한 목소리가 담긴 소중한 법안임에도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 한다면 ‘무용지물’인 셈. 더욱이 장애인 당사자 조차 자신들을 위한 법안이 제출됐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에이블뉴스는 기획특집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절실하고, 특징이 있는 19대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을 연속적으로 소개한다.


장애인들에게 ‘건강’이란 무엇일까. 장애인이 살아가면서 겪는 주요한 어려움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건강이 외면 받고 있다.

특수교육법,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장애인연금법 등 장애인이 겪는 주요한 어려움에 대한 법률은 이미 시행된 반면, 장애인의 건강보호, 질환의 예방과 진료에 대한 법적 기반이 부재한 현실.

이는 몇 차례의 토론회를 통해서도, 장애인당사자들의 입에서도 끊임없이 나왔던 이야기다. 비장애인보다 장애인 건강이 위험하다는 내용의 기사는 이제 식상하기 그지 없다.

■빨간불 켜진 장애인건강=지난 2012년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고혈압 질환의심율은 장애인 24.3%, 비장애인 9.5%였다. 당뇨병은 장애인 10.4%, 비장애인 3.8%였다.

체질량지수 비만율 역시 장애인이 42%로 비장애인 32.2%보다 높았으며, 복부비만율도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통계로 끝이다. 장애인을 위한 건강문제의 심각성만 드러냈지,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책임을 질 사람이 없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 이문희 사무차장의 경우, 평소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녀 비만에 속하지만,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는 이 사무차장의 개인적 이야기만이 아니다. 당사자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 “장애인의 건강은 국가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저는 지체장애인인데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습니다. 제가 병원에 가려면 누군가가 저를 데리고 가야하고 이동에 제약이 많아요. 그리고 가족들도 웬만하면 참아주기를 바라는 눈치구요.”

이동권, 경제적…병원과 멀어질 수 밖에=장애인건강권 증진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인은 무엇일까. 먼저 경제적, 이동권 문제가 가장 눈에 띈다.

문정림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혔던 내용에 따르면, 경제적인 이유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 한 비율이 장애인의 경우 58.8%인 것. 이는 비장애인의 비해 3배가 많은 결과다. 이어 불편한 교통편도 18.6%였다. 심지어 중증장애인 46.2%는 건강검진을 받은 적도 없었다.

교육 수준과도 연결 지을 수 있다. 장애인에게 있어서 의무교육도 받지 못한 무학 및 초등학교 학력의 비율은 44.7%에 달한다.

이는 전체인구 대비 2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특히 남성장애인의 고졸 이상 비율(45.7%)에 비해 여성장애인은 22%로 상당히 격차가 컸다. 이러한 비장애인과의 교육수준의 격차는 건강 격차를 발생시키고, 장애인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예측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좁은 공간과 쾌적하지 않은 주거 환경으로 인해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가족 간에 이뤄지는 사회적 지지가 약함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도 장애계에서 나온 상황이다.

즉, 장애인의 건강은 사회적 책임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분석. 개인의 노력으로도 건강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국가의 개입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건강은 국가책임, '장애보건법'=국가의 개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에 지난해 11월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장애보건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의 장애인 보건관리 종합계획 수립 및 통합적 전달체계 구축을 의무화 하고 있다.

제정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애보건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과 종합적인 장애보건관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5년마다 ‘장애보건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한편, 장애로 인한 조기사망률을 줄이고, 생애주기별 질환관리사업을 시행하도록 했다.

여기에 복지부장관이 장애인의 건강증진, 장애 관련 각종 질환의 예방과 진료기술의 발전을 위한 ‘장애보건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재활의료기관 및 보건소가 장애인건강검진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경우 복지부장관으로부터 검진기관으로 지정 받도록 했다.

아울러 복지부장관은 장애보건의료를 위한 통합적인 전달체계 구축과 장애보건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중앙장애보건의료센터’, ‘권역장애보건의료센터’ 및 ‘지역장애보건의료센터’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보건연구사업, 장애보건통계사업 및 장애보건정보사업 등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발의된 지 8개월이 지난 현재, 장애보건법은 국회 상임위인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제정안을 위해 장애계에서 여러 차례 토론회를 거치고, 초안을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조용하다.

개정안이 아닌 제정안이기에 신중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오늘도 여전히 장애인들은 의료 사각지대에서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회가 인지할 필요가 있다.

올 하반기에는 장애보건법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나와야 하고, 꼭 그래야만 한다. 법 발의로 끝날 것이 아닌, 지금부터가 길고긴 싸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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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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