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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광화문농성 500일, “변한 것 없어”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될 때까지 '계속'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1-02 16:55:15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서울 광화문 농성 500일을 맞이한 2일 오후 1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2014년 신년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광화문 농성은 지난해 8월 21일 경찰과의 12시간이 넘는 사투 끝에 광화문 역사 내에 돗자리를 펼치며 시작됐다. 장애인들이 사람답게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가 폐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국민들에게 알려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에서다.

지겨웠던 폭염과 한파 속에서도 장애인들은 항상 자리를 지켰다. 무려 500일 농성을 지속해오며 일정부분 많은 변화를 만들어 오기도 했다.

지난 대선 당시 각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장애등급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부양의무자 기준 역시 제도의 모순이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장애등급제는 여전히 그대로이고, 정부는 대통령 임기말기인 2017년에야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장애인들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며 실망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그 사이 안타까운 소식만이 이어졌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광주에서 86세 노모와 수급비로 생활하고 있던 박모(남, 50세, 지체1급)씨가 화재로 숨졌고, 1주일 뒤 무허가 주택에서 혼자 살던 강모(남, 48세, 지체 4급)씨가 사망하기도 했다.

불과 며칠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대구시 달서구에서 88세 노모와 살던 이모(남, 56세, 지체3급)씨가 집에서 혼자 한약을 데우다가 발생한 화재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인이라도 집에 있었으면 이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가 1급과 2급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이 씨는 활동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동안 자리를 지킨 장애인들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진주(여, 28세, 뇌병변3급) 씨는 “여전히 활동지원제도와 서울시 내 장애인콜택시는 1·2급의 중증장애인에게만 해당 한다”면서 “장애인연금도 1급, 2급, 3급 장애인 중 다른 장애가 있어야 받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만 해도 집안청소를 빨리하고 다른 일을 하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20평 남짓한 방안을 쓸고 나니 하루가 다가버렸다. 활동보조인이 있었다면 빨리 끝내고 다른 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럴 때면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장애인에게 장애등급제는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족쇄와도 같다. 장애등급제는 빨리 폐지돼야 한다”며 “등급에 따라서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행동 이형숙(여, 48세, 지체1급) 공동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했던 새 정부가 들어섰고, 광화문 농성이 500일이 됐지만 여전히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또한 “12월 장애인이 또 죽음을 맞이했다, 장애등급이 3·4급이어서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서 죽어가는 장애인들 많다”며 “왜 장애인에게 등급을 매겨 서비스를 제한하고 사람을 죽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지 않는 한 광화문 농성을 1000일, 2000일이 되도록 절대 철회 않을 것”이라며 끝장 투쟁의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뒤에는 참석한 장애인들이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까지의 가두행진을 벌이며 국민들에게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시급하고 절실함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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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연 기자 (jiye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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