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최중증 뇌병변 장애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참다 못한 울분을 토했다. 18년간 두 명의 자녀를 키우며 치료, 교육, 복지지원 등 지역사회에서 방치돼왔던 것.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 이정욱 부회장은 10일 열린 ‘뇌병변장애인 복지·건강서비스 연계 확대방안 토론회’에 참석, 학령기 이후 중증 중복 뇌병변 장애인들의 사회적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뇌병변 장애를 주장애로 갖고 있으면서 지적장애, 시각, 청각, 언어장애 등을 동반하고 있는 두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이 부회장은 먼저 중증 중복 뇌병변 장애자녀 케어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 부회장은 “일상생활의 가장 기본인 섭식과 수면, 신변처리와 씻기기, 옷 갈아입히기 등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을 돌보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있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보호자 혼자서 감당하기엔 더욱 큰 부담”이라며 “외출이라도 하게되면 각 보조기기 착용과 장애인 콜택시 이용시 4시간이나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경제적 어려움도 컸다. 두 아이 모두 중증 중복 뇌병변 장애인이다보니 영·유아기를 거쳐 아동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물리, 작업, 언어, 심리 치료 등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며, 병원비, 보조기기 구입비용이 너무나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

이 부회장은 “대학 병원의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소아신경과를 기본으로 그 외에 외래진료와 검사, 약물 처방 등 병원비 부담이 너무나 크다. 각 보조기기의 구입비용도 2~3백만원의 특수휠체어는 물론 자세보조용구, 샤워시트, 휴식용 의자 등 생활 보조기구도 필요하다”며 “신변처리 능력이 안되는 경우 평생을 사용해야 하는 기저귀 구입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이 모든 것을 부담하려면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부모들은 장애아이의 케어를 부와 모중 한 사람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때문에 맞벌이 할 상황도 안되 부양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며 “대부분 부모 본인들의 노후대책 마련은 전무한 상태로 훗날 노인 빈곤의 문제로 남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학령기 이후 교육과 치료의 단절이다. 현재 이 부회장의 자녀는 한국우진학교 고등부 2학년에 재학중이며, 1년뒤 고교졸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졸업 후 이들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이 부회장은 “성인 전환기에 있는 중증 중복의 뇌병변 장애 자녀들이 학령기 졸업 이후 지역사회로의 흡수가 안 돼 가정으로 다시 귀속되고 있다. 사회성이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의 퇴행을 겪고 있다”며 “치료적 차원에서도 복지관의 치료실은 만 13세 이전까지만 이용 가능하고 그 후에는 고가의 사설 치료실이나 뇌졸중 환자들의 치료실을 이용해야 한다. 실제 영유아를 케어하는 것의 몇 곱절 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지역 생활 중 주,단기 보호센터나 보호작업장,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기관의 이용 단절 실태가 심각하다. 보조인력 부족, 활동 공간의 부족 등의 이유로 중증 중복의 뇌병변 장애인의 접근이 막혀있다. 우리나라가 복지국가로서의 면모를 다지고 있을 때 우리는 여전히 소외된다”며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학령기를 졸업해 사회로 나아갈 때 지역사회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일상의 즐거움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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