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본관 입구 계단에는 손잡이와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박종태

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평택시지회가 평택시청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못 설치되고, 불편하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현실이 어떤지 살펴보기 위해 양 모씨(시각장애1급)와 5층 건물인 평택시청 본관, 이곳과 연결된 1층 건물인 민원실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했다.

점검결과 본관과 연결된 민원실 옆 경사로 손잡이에는 핸드레일 점자표지판이 설치됐지만, 한쪽의 점자표지판이 망가지고, 벗겨진 상태로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만졌을 때 인지할 수 없었다.

본관과 민원실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매립형이 아닌 스텐피스 고정형으로 설치돼 있다. 이 제품은 스텐이 구부러지는 등 변형되면, 걷다가 걸려 넘어지거나 여름철 샌들을 신었을 경우에는 발가락을 다칠 위험이 있다.

민원실에서 본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설치된 스텐피스 고정형 점자블록의 한쪽은 점검할 때 구부러져 있는 상태였다. 또한 계단에는 안전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오래된 고정형 리프트가 설치돼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휠체어장애인의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민원실의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공통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여닫이로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하기 어렵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 불편을 초래했고, 용변기 뒤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여기에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가 아니었고, 용변 후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센서 또는 손발로 눌러 사용할 수 있는 세정장치가 없는 상태로 비데만 설치됐다.

비장애인과 같이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는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있어 사용할 수 있지만,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우려가 있었다. 또한 남자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는 반면, 소변기가 바닥까지 내려오는 제품이 아니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용은 불가능했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있었지만, 밑바닥에 점자블록은 없었다. 또한 입구 가운데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출입에 불편을 줬다.

본관의 장애인화장실도 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또한 입구의 상황은 민원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와 마찬가지의 상황으로 문제가 있었다.

비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사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인데 반해 내부로 들어가 장애인화장실로 가려면 통로가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를 살펴보면 세면대 손잡이가 공간을 넓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하가동식이 아닌 고정식으로 설치됐고,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은 없었다.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도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의 경우에는 창고로 사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점검돼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광장에서 본관으로 가는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잡이와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본관 입구 계단 또한 거의 마찬가지 상황인데, 차이점은 위쪽에 피스 고정형 점자블록이 설치됐다는 것뿐이다.

본관 입구 양쪽에 설치된 경사로는 경사도가 가팔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본관 내부에는 점자블록이 길게 설치돼 있는데, 끝에 커다란 화분이 있어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록을 따라 걷다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여기에 본관 내부 계단에는 손잡이가 미설치됐고, 3층까지 수직형 리프트가 설치돼 있지만 고장이 나서 지난 14일부터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이 밖에도 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네모난 어린이 놀이시설 둘레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이동 중 떨어져 다칠 위험이 존재했다.

이에 대해 평택시청 담당자는 "수직형 리프트를 철거하고, 휠체어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한 15인승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한 입찰을 시행했다"면서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피스 고정형 점자블록을 철거하고, 점자블록 매립형으로 설치하는 등 장애인들의 불편 사항을 차차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본관 입구의 점자블록 끝에 화분이 놓여 있어 시각장애인이 걷다가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민원실 입구 계단의 핸드레일 점자안내판이 파손돼 있는 모습. ⓒ박종태

본관 1층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이 있었지만, 밑바닥에 점자블록은 없었다. 또한 입구 가운데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출입에 불편을 줬다. ⓒ박종태

민원실 계단 입구에 설치된 스텐피스 고정형 점자블록. 변형된 상태로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다. ⓒ박종태

시청 앞 광장 놀이터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떨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민원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이동 불편을 초래했고, 용변기 뒤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여기에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한 최적의 위치가 아니었고, 용변 후 물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센서 또는 손발로 눌러 사용할 수 있는 세정장치가 없는 상태로 비데만 설치됐다. ⓒ박종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같이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본관 1층 여성장애인화장실에는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이며, 각종 물품이 놓여 있어 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박종태

본관 1층 남자화장실의 손변기가 바닥까지 내려오는 제품이 아니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용은 불가능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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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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