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기초노령연금 1천119명, 장애인복지 37가구, 일반장애인 1천39명, 장애연금 84가구, 한부모가정 64가구, 양육수당 447건, 일반보육료 517가구, 유아학비보조 385가구.

21일 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가 밝힌 울산시 중구의 한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 A(35)씨가 혼자 감당한 일의 양이다.

그는 다른 사회복지직 직원 1명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총 2천405가구 4천127명을 담당하기도 했다.

업무가 많은 탓에 매일 오후 11시, 자정이 돼서야 퇴근했고 주말에도 나와서 근무했다.

A씨가 임용된 것은 올해 1월 14일, 공무원 생활 2개월 5일 만인 지난 19일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유서에서 "하루하루 숨이 턱에 차도록 버거운 일상을 헤쳐나가며 머리를 쥐어뜯어 가며 시달려온 나날들, 무얼 위해 여기까지 왔는지 의미도 방향도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지금의 스트레스 속에서 내일을 꿈꿀 희망조차 완전히 바닥나 버린 걸까. 영원한 안식 속에 영원히 잠들고 싶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아내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가 울산시 북구에 있었지만, 그는 일 때문에 동주민센터와 가까운 울산 중구 부모님 집에서 지내는 날이 많았다.

일 때문에 가족의 얼굴도 자주 보지 못한 것이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처지는 대부분 A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 13개 동이 있는 울산 중구에서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24명이 복지관련 2만5천236가구 4만4천486명을 맡고 있다. 한 사람이 1천850여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A씨는 "누구에게나 힘들고 고된 자리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열심히 버티라고 (사람들이) 말해주겠지만, 이 자리에 앉아보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고 유서에 남겼다.

올해 들어 A씨를 포함해 전국에서 총 3명의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장례는 이날 오전 유가족와 동료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하늘공원에서 치러졌다.

같은 시간 그가 일한 동주민센터의 A씨 책상 위에는 그를 추모하는 국화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canto@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