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내 1층 경로당쪽의 장애인화장실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돼 있다. ⓒ박종태

문촌7종합사회복지관 이용을 놓고 장애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문촌7단지 영구임대아파트 내에는 문촌7종합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이 자리 잡고 있다.

1996년 1월 25일 처음 문을 열었던 복지관은 건물이 낡고 공간이 협소해 국토해양부로부터 40억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11월, 지하1층~지상2층의 건물을 지상3층으로 증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은 전무했던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1층에는 영구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및 경로당이 별도로 들어섰다.

하지만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 1급 민모씨는 “복지관이 리모델링 됐지만 다소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지만 편의시설이 미흡하고, 장애인쉼터 역시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협소하고 물품도 없어 사용에 어려움를 겪고 있다는 것.

남·여 구분한 장애인화장실은 지상1층부터 지상3층까지 층마다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공통으로 이용을 위한 출입문들이 모두 터치식자동이 아닌 여닫이와 접이식으로 설치돼 있었다.

장애인화장실 이용을 위해서는 먼저 비장애인 및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된 공간의 여닫이문을 열고 들어가 접이식문의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이용에 다소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장애인 화장실은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사용 장애인들이 문을 열고 닫을 수가 없었다. 겨우 수동휠체어 사용 장애인만이 문을 닫고 볼일을 볼 수 있었다.

용변기에는 등받이도 없었고, 휴지걸이는 장애인의 손이 닿지 않는 반대편 벽에 설치돼 있었다. 다만 비상호출벨은 중증장애인들의 손이 닿는 범위 내에 설치돼 있었다.

화장실 바깥에 마련된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고정형으로 설치돼 있었다. 더욱이 휠체어 넓이보다 좁게 설치돼 세면대 안쪽까지 휠체어장애인이 들어갈 수 없었다.

세면대 손잡이 특히 용변기 방향의 손잡이는 상하가동식으로 올렸다 내렸다하도록 설치해 휠체어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해야 한다.

대조적으로 경로당 내부에 마련된 남·여장애인화장실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돼 있었으며 내부 공간도 넓었다. 이 때문에 전동휠체어 및 스쿠터 사용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편리했다.

민씨는 “1층의 장애인화장실도 경로당에 마련된 화장실처럼 터치식자동문으로 이용하기 편하게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문 경사로 및 계단에 설치된 손잡이는 시멘트 바닥에 고정돼 있지 않아 흔들거려 위험해 보였다.

경사로 입구에는 턱이 있어 수동휠체어의 사용 장애인의 경우 스스로 올라가기가 힘들었다.

1층 경로당 맞은편에 마련된 ‘장애인쉼터’ 역시 출입문이 여닫이로 설치돼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경우 이용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당초 장애인쉼터는 16평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었지만 10평 규모로 완공됐다. 이 때문인지 장애인쉼터 내부에는 탁자와 소파가 전부였다.

이에 장애인들은 쉼터를 당초 약속했던 규모로 우선 확장하고, 정수기와 수도, 싱크대, 냉장고, 전화, TV,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컴퓨터 등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쉼터를 찾은 한 장애인은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싶어도 지하에서 올라오는 환기통을 창문 바로 앞에 설치해 고약한 냄새가 내부로 들어온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들에 복지관 측은 “복지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사유재산”이라며 “장애인화장실 설치 등의 하자보수 요청을 위한 공문을 보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애인쉼터와 관련해서는 “설치 품목 중 전자레인지는 위험하다고 판단돼 설치 불가상태”라며 “우선은 정수기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측은 크게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종합사회복지관이 중증장애인들만 이용하는 곳이냐?”며 반문한데 이어 “화장실의 경우 경로당에 있는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밝혔다.

지하1층~지상2층에서 지상3층으로 증축된 문촌7종합사회복지관 건물 전경. ⓒ박종태

복지관 1층-3층의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으로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수동휠체어를 탄 여성장애인이 힘들게 여닫이문을 열고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어렵다. 수동휠체어 사용 여성장애인이 힘들게 접이식 문을 열고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으로 내부가 좁아 수동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접이식출입문을 열고 닫기가 힘들었다. 전동휠체어 및 스쿠터 사용 장애인은 출입할 수가 없다. ⓒ박종태

1층-3층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으로 용변기에 등받이가 없고, 휴지걸이는 반대편에 설치돼 사용할 수가 없다, 반면 비상호출벨은 중증장애인의 손이 닿는 범위에 설치돼 있었다. ⓒ박종태

세면대 손잡이가 휠체어 넓이보다 좁게 설치돼 세면대 안쪽까지 휠체어장애인이 들어갈 수 없었다. ⓒ박종태

중증장애인이 장애인화장실을 나가려고 하지만 여닫이 출입문에 나갈 수가 없다. 수동휠체어가 벽면 모서리에 걸려 문을 열수가 없기 때문이다. ⓒ박종태

장애인쉼터의 출입문이 여닫이로 설치돼 휠체어장애인들이 출입하기 힘들다. ⓒ박종태

복지관 입구 경사로 및 계단손잡이가 심하게 흔들려 장애인 및 노인들이 사용하기에 위험했다. 이날 복지관을 찾은 한 노인은 “누가 이 따위로 만들었느냐”며 복지관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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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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