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파주화재사건 49재,부모 김정미씨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에이블뉴스

“지우와 지훈이 떠나보낸 후, 매일같이 보고 싶어요.. 정말 하루도 안 빼놓고 보고 싶어 죽겠어요..아…”

파주화재사건 장애남매 희생자 박지우·지훈 군의 어머니 김정미씨의 눈물은 끊임없이 쏟아졌다. 벌써 뇌병변 1급의 아들 지훈이를 떠나보낸 지 49일. 어머니와 아버지는 여전히 매일매일 두 남매를 그리워한다.

30일 박지훈군의 49재날,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는 두 남매의 작은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자리한 많은 장애인 활동가들과 부모들은 먼저 떠난 작은 아이들의 영정 앞에서 엄숙함 속, 눈물을 찍어내는 모습과 코를 훌쩍이는 소리 뿐이었다.

비극은 지난해 10월29일 발생했다. 화염 속 고 김주영 활동가를 떠나보낸 후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장애인들의 충격은 더했다.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남매만 있던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그 화재로 인해 뇌병변1급 중증 장애를 가진 박지훈(11)군과 지훈군을 돌보던 누이 박지우(13)이 질식을 당했다.

안타깝게도 11월7일 지우 양이 사망했으며, 뒤이어 지훈 군도 12월13일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지훈군을 위해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신청하려던 가족들의 마음은 찢어졌다. 가족들은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장애등급 재판정을 받아야 하고, 등급재판정 결과 오히려 등급이 하락돼 복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통지에 서비스 신청을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훈군을 지켜줄 장애아동돌봄서비스 마저 서비스 대기중이었다. 엄청난 참변 앞에 가족들은 말을 잃었다.

이날 인수위 앞에서 열린 49재에서도 그들의 부모는 그저 환하게 웃고 있는 남매의 영정 앞에 조용히 꽃다발을 올려놓고 영정을 만지며 오열했다.

조심스레 다가가 심정을 묻자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라는 단 한마디만 남겼다. 박근혜 당선인을 향해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생각이 안난다. 그저 아이들이 보고싶다”는 말 뿐이었다.

박 남매를 알아왔다던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서혜자 부회장은 “평소 지우를 미하라고 불렀다. 항상 산만해서 엄마에게 혼나던 지우가 입관식 날 유리관에 화장을 하고 누워있더라. 예쁘게 화장한 상태에서 말을 한 마디도 안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섬뜻했다”며 “지훈이의 표정이 너무 평안했다. 얼마나 그 아이에게는 힘든 세상이었겠으며, ‘너무 떠나고 싶어했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너무 슬펐다”고 눈물 지었다.

이어 서 부회장은 “장례식 이후 아이들의 엄마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 차마 얼굴을 볼 수 없었다”며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이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 조윤숙 장애인위원장은 “광화문 농성장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김주영 활동가와 파주남매 영정사진을 보면 숙연해하는 표정과 함께 관심을 가지더라. 대중들은 사람이 죽어가는 것에 관심을 가질 줄 아는데 정부와 복지부만 관심이 없다”며 “더 이상 장애인들이 죽지 않게 대안과 대책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원회로 향하는 남매의 영정사진.ⓒ에이블뉴스

49재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애인.ⓒ에이블뉴스

49재 추모식에 참석한 춤꾼이 남매의 영혼을 달래고 있다.ⓒ에이블뉴스

49재 추모식에 참석한 춤꾼이 남매의 영혼을 달래고 있다.ⓒ에이블뉴스

인수위앞에 차려진 남매의 영정사진.ⓒ에이블뉴스

"더 이상 죽이지 말라"며 외치는 장애인들.ⓒ에이블뉴스

남매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부모님.ⓒ에이블뉴스

49재 추모식에서 헌화하는 와상장애인.ⓒ에이블뉴스

장애인이 헌화준비하는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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