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박물관 '소래역사관' 전경. ⓒ박종태

인천광역시 남동구 아암대로 1065(논현동) 소래포구종합어시장 옆 소래역사관은 2층 건물로 지난해 6월 29일 개관했다. 수인선 소래포구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휠체어 장애인의 접근이 편리하다.

소래역사관은 급속한 신도시 개발과 도시화로 사라져가는 소래의 역사·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옛 모습을 보존하고자 건립된 인천광역시 남동구 최초의 공립박물관이다.

소래어촌의 생활풍습, 어구 등 어촌의 전통 및 생활사, 소래염전의 유래, 소금생산 과정 및 도구 등이 보존돼 있다. 또한 체험전시, 영상물 상영 등 4개의 전시테마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건물은 지난해 7월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우수 인증을 받아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 26일 직접 소래역사관을 방문해 과연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지 점검해봤다. 이 결과 BF 인증을 받은 건물답게 장애인 편의가 양호한 곳도 있었지만, 곳곳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

먼저 건물 입구의 경사로는 휠체어 등이 이동하기 편했다. 반면 방문 당시 자동문 앞에 점자블록이 카페트로 덮여져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보행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고, 자동문은 잠겨 있는 상태여서 여닫이 출입문으로 출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안내판은 내부에 설치됐지만, 그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없어 찾을 수가 없었다. 또한 점자안내판 내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안내기, 직원호출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1∼2층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남녀 장애인화장실은 1∼2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터치식자동문으로 잘 설치됐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미설치됐고, 휴지걸이는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세면대 손잡이는 양호하게 설치된 반면 수도꼭지는 손을 대면 물이 나오는 감응장치가 아니어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핸드드라이어기 또한 출입구 옆 벽면에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출입할 때 부딪칠 우려가 있다.

남자비장애인화장실 내부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양호하게 설치된 반면, 출입구가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어려웠다.

영상관 및 전시관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판이 설치됐지만,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건물 계단에는 점자블록과 핸드레일 점자표지판이 잘 설치됐다. 엘리베이터 입구 버튼 밑에도 점자블록 설치가 양호했으나 엘리베이터 안에 거물이 없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출입을 하는데 불편함이 따랐다.

비장애인들은 2층에서 전시관을 둘러보고 안쪽에 설치된 계단을 이용해 1층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다. 휠체어 장애인들은 2층 전시관을 관람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1층 전시관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이를 위한 '관람 안내문구'가 없었다.

영상관에는 휠체어 장애인 좌석이 없어 의자를 치워야 관람이 가능했다.

건물에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1면 마련돼 있었는데, 표지판의 문구가 잘못 표기됐다. 장애인주차표지만 있으면 누구나 주차를 할 수 있다는 문구를 주차가능 표지가 부착된 자동차에 보행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탑승한 경우에만 주차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바꿔야 한다.

이와 관련 소래역사관 담당자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심사를 받을 때 불편사항에 대한 지적이 없었다"면서도 "예산을 세워 (미흡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래역사관 우측 벽면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우수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 ⓒ박종태

소래역사관 내부, 우측 입구에 설치된 점자안내판 안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음성안내기와 직원호출버튼이 없다. ⓒ박종태

1∼2층 남·여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출입문 앞 벽면에 설치된 핸드드라이어기는 앞을 튀어나와 휠체어장애인이 출입하다 부딪칠 우려가 있다. ⓒ박종태

1∼2층 남·여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세면대 손잡이가 사용하기 편하게 설치된 반면, 수도꼭지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손만 대면 물이 나오는 감응장치가 아니다. ⓒ박종태

1∼2층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과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박종태

소래역사관 전시실 및 영상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 위한 점자안내판이 설치됐지만, 그 밑바닥에 점자블록이 없다. ⓒ박종태

영상실 내부에는 휠체어 장애인석이 없어 의자를 치워야 관람을 할 수가 있다. ⓒ박종태

1∼2층 남성 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소변기 손잡이가 잘 설치됐다. 반면 출입구와 내부가 좁아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의 출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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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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