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전경. 국립생태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연구, 생물종 확보·보전, 대국민 환경교육 및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도모 등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임재천 사진가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 소재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12월말 준공됐다. 본관을 제외하고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예비인증 최우수등급을 받은 국립생태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연구, 생물종 확보·보전, 대국민 환경교육 및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도모 등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총 사업기간은 지난 2007년부터 6년간으로 사업부지 99만8000km², 건축연면적 5만8000km²에는 생태연구동, 멸종위기종연구동, 생태교육동, 생태체험관, 방문자센터, 방문자숙소, 재배온실, 동물사육동 등이 들어섰다.

이 때문에 장애인단체 및 학교에서도 견학 또는 교육을 목적으로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태원은 장항역 바로 뒤편에 자리 잡고 있어 장애인들도 열차를 타고 쉽게 접근 할 수가 있다. 에이블뉴스는 지난 24일 장애인들이 편하게 생태원을 이용할 수 있을지 직접 방문,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봤다.

■국립생태원 본관= 먼저 생태원 본관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이 아닌 미닫이문과 회전문으로 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이 출입하기 힘들었다. 또한 미닫이 출입문 앞에는 매립형 점자블록이 아닌 스텐판피스고정식점형 점자블록으로 설치돼 있어 자칫 시각장애인들이 발을 다칠 위험이 있었다.

스텐판피스고정식점형 점자블록은 바닥이 스테인리스 구조로 돼 있어 시각장애인들 이용 시 신발이 찢어질 수 있으며, 여름철 샌들을 신은 경우에는 발이 외부로 노출돼 발가락 등을 크게 다칠 수 있다. 이외 1~3층의 계단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생태원 본관 1~3층. 장애인화장실은 남녀 구분해 터치식자동문으로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내부점검 결과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 세면대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비장애인화장실 세면대에는 다리가 약한 장애인을 위한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 출입버튼 바닥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었다. 보통 시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는 만큼 남녀를 구분하는 점자안내표지판은 비장애인화장실 출입구 벽면에, 점자표지판 밑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야 한다.

남성용 비장애인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지만 다소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됐다.

■교육동= 생태원 본관 앞에 마련된 교육동 역시 장애인 편의시설이 다소 미흡했다. 생태원 본관과 교육동 사이 횡단보도에는 규격 외(10x10cm)제품인 소형고압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었다. 현행법상 점자블록은 가로세로 30x30cm로 정하고 있다. 교육동 출입문도 생태원 본관과 같은 여닫이문과 회전문으로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했다.

교육동의 강당 내부 가운데는 계단 턱이 있어 휠체어가 오르내리기 어려웠다. 강당 좌·우에는 경사로가 마련돼 단상 앞까지 출입할 수 있었지만 우측 경사로는 출입문 앞이 좁아 전동휠체어 출입하기 어려웠다. 좌측 경사로를 이용해 단상 앞 까지 접근이 가능했지만 단상은 좌·우에 계단만 있어 휠체어장애인은 단상에 올라 갈수가 없었다.

교육동 뒤쪽에 마련된 지상 1층~2층의 방문자 숙소 역시 장애인 편의시설이 미흡했다. 생태원 학습을 위해 최대 300명이 머물 수 있는 숙소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또한 숙소입구에 턱이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없었다. 화장실과 샤워실 역시 출입문에 턱이 있고 내부공간이 좁아 휠체어장애인들이 기본적으로 이용할 수가 없는 구조였다.

■에코리움 내 전시온실= 에코리움 내 전시온실(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에는 남·여 장애인화장실이 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5곳 설치돼 있었다.

이중 2곳은 여닫이문으로 비장애인화장실 안쪽에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이용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된 나머지 3곳의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화장실 안쪽에 설치돼 성별이 다른 가족 및 도우미들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다.

남녀 장애인화장실 5곳은 공통으로 용변기 등받이와 휴지걸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비상호출벨은 다소 높아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장애인들이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세면대가 용변기 바로 옆에 설치돼 있었지만 다소 커 많은 공간을 차지했고,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세면대는 보다 작은 것으로, 손잡이는 상하 가동식으로 설치하면 장애인화장실을 보다 넓게 사용할 수가 있다. 다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남녀 화장실 구분 점자표지판과 바닥의 점자블록은 설치돼 있었다. 이외 상영관에는 휠체어장애인용 좌석과 보호자 좌석이 마련돼 있었다.

■방문자센터= 문자센터는 지하1층~지상2층 건물로 각종 편의시설, 전시시설, 식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방문자센터 외부에서 내부로 진입하는 계단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이 예상됐다. 다만 방문자센터 진입계단 옆에는 휠체어장애인들을 위한 경사로가 설치돼 있었다.

또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처음 계단 앞에도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자칫 헛발을 디뎌 넘어지면서 크게 다칠 위험이 있었다.

지하1층과 지상1층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는 터치식자동문의 남·여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었다. 남여 장애인화장실 출입문 버튼아래 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었다.

반면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남녀를 구분하는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입구 바닥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었다.

장애인화장실에는 용변기 등받이와 휴지걸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세면대에도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자칫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었다.

■국립생태원 야외= 국립생태원 야외는 모두 평지로 휠체어장애인들이 곳곳을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또한 곳곳에 마련된 습지도 휠체어장애인들이 편히 이동할 수 있도록 울타리 등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다만 전동휠체어장애인과 스쿠터 이용 장애인들이 방전등을 대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도록 에코리움, 방문자센터 등에 충전기 설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이와 관련해 생태원 담당자는 “지적된 불편 사항은 지속적으로 개선될수록 노력해 나아 가겠다”고 밝혔다.

국립생태원 본관 1~3층의 남여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으로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벨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국립생태원 본관 1~3층의 남여 장애인화장실은 공통으로 세면대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비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해야 하지만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자칫 넘어져 다칠 우려가 있다. ⓒ박종태

국립생태원 본관에서 교육동으로 향하는 횡단보도에는 규격외 소형고압블록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생태교육관 강당 단상으로 올라가는 곳은 경사로 없이 양쪽에 계단만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휠체어장애인은 단상에 올라갈수가 없다. ⓒ박종태

1층-2층의 생태원방문자숙소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아쉽다. ⓒ박종태

생태원 교육생 방문자 숙소는 온돌방으로 돼 있으며, 화장실은 턱이 있고 좁아 수동횔체어도 출입하기 어렵다. ⓒ박종태

에코리움 상영관에는 장애인 좌석 및 보호자 좌석이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에코리움 장애인 화장실 5곳 중 2곳은 남여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으며, 출입문이 여닫이 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사용할 수가 없다. 문고리 잠금장치 역시 사용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박종태

국립생태원 습지에는 울타리 및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가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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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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