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는 비장애인화장실 마크만 있고 장애인마크는 없다. ⓒ박종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98)이 지난해 12월 26일 개관, 관람객을 맞고 있다.

지상 8층의 건물에는 4개의 상설전시관, 2개의 기획전시실, 수장고, 세미나실, 카페, 옥상 정원 등이 갖춰져 있다.

상설전시관의 경우 대한민국의 태동 1876~1945년’(제1전시실)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기초 확립 1945~1960년’(제2전시실),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1961~1987년(제3전시실), ‘대한민국의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 1988~현재’(제4전시실) 등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특히 건물은 친환경건축물(최우수/그린1등급)이자 지난해 7월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우수등급을 받았다.

지난 8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아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곳곳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을 확인했다.

건물 입구에 설치된 점자안내판은 시각장애인이 손가락으로 점자를 읽을 때 아픔을 느끼는 부식형과 유사한 제품이다. 그 안에는 점자를 읽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기와 직원호출버튼이 미설치됐다.

장애인화장실은 사용을 하고 있지 않은 2층과 4층 제2전시실을 제외한 각층에 각각 남녀로 구분해 비장애인화장실과 따로 마련한 점은 칭찬할 만 했다.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장애인 등이 사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지만 장애인화장실 마크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은 '옥에 티'였다. 또한 7층을 제외한 각층의 장애인화장실의 내부 공간이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가 돌려서 나오기 힘들었다.

내부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세면대 손잡이, 휴지걸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설치됐다. 용변기 손잡이도 한쪽을 상하 가동식으로 설치해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용변기 등받이가 미설치됐고,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손 건조기)가 아닌 휴지를 빼서 사용하는 핸드타올디스펜서가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없었다.

1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 주는 점자표지판이 없었고, 점자블록은 장애인화장실 출입문 버튼 밑에 설치됐다. 이외 각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점자표지판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다만 점자블록만 설치된 상태였다.

또한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출입구가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가 출입할 수 없다.

6층 옥상정원에서 8층 황토마루정원까지 출발부터 도착까지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힘든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됐다. 굳이 설치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유는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기 때문이다. 참고적으로 건물에는 계단이 없고,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준공 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우수등급을 받을 때 인증기관으로부터 지적된 문제에 대해 시정조치를 받지 않았다"면서 "문제가 된 장애인 편의시설을 보완·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경. ⓒ박종태

건물 입구에 설치된 점자안내판은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점자를 읽을 때 아픔을 느끼는 '부식형'과 유사한 제품이다. ⓒ박종태

1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 주는 점자표지판이 없었고, 점자블록은 장애인화장실 출입문 버튼 밑에 설치됐다. ⓒ박종태

1층을 제외한 각층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점자표지판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다만 점자블록만 설치된 상태였다. ⓒ박종태

7층을 제외한 각층의 장애인화장실의 내부 공간이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가 돌려서 나오기 힘들다. 그리고 내부에는 용변기 등받이가 미설치됐고, 손을 닦고 말리는 핸드드라이어기(손 건조기)가 아닌 휴지를 빼서 사용하는 핸드타올디스펜서가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없었다. ⓒ박종태

7층 장애인화장실 내부의 공간은 넓어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편했다. 그러나 내부에 설치된 장애인 편의시설은 이외의 장애인화장실 수준과 같았다. ⓒ박종태

남녀비장애인화장실의 출입구는 좁아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가 들어 갈 수 없다. ⓒ박종태

6층 옥상정원에서 8층 황토마루정원까지 출발부터 도착까지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힘든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됐다. 굳이 설치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유는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기 때문이다. ⓒ박종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우수등급을 받았다. ⓒ박종태

[댓글열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란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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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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