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드에 넘어져 다친 시각장애1급 김원숙씨. ⓒ박종태

볼라드(차량 진입용 억제 말뚝)로 인한 사고 책임을 놓고 안산시와 법정 다툼을 벌였던 김원숙(여, 59세, 시각장애1급, 인천 부평구)씨가 1심에서 패소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지난 14일 원고 김원숙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하고 안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는 지난 4월 30일 직장 인근인 안산시 단원구 고잔1동의 J마트로 물건을 구입하러 가던 중 우체국 및 J마트 부근 횡단보도에 설치된 볼라드에 걸려 넘어졌다.

볼라드는 높이 50cm로 낮고, 재질도 단단한 화강암으로 돼 있었다, 법정 규격을 무시한 볼라드가 설치돼 있었던 것.

볼라드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 근거해 보행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치해야 한다.

또한 설치 시에는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해 높이 80∼100㎝ 내외, 지름은 10∼20㎝ 내외, 간격1.5m 내외로 하고 재질도 보행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오른손 팔목이 골절되는 전치 5주의 중상과 함께 무릎에도 타박상을 입었고, 5월 17일 의사진단 결과 10주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에 김씨는 지난 8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임을 주장하며, 안산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이 같은 법원 판결에 김씨 측은 즉각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김씨를 지원해왔던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즉각 항소 하겠다”며 “김씨는 법원의 판결해 분하고 억울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힘에 논리에 의해 판결된 느낌이 든다. 마지막 보루인 법원마저 지자체 손을 들여 주어 책임을 회피 하도록 한 것은 용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 패소 후 김원숙(앞줄가운데)씨와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나병택소장(멘앞 우측) 및 직원들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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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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