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종합체육시설이 들어선 남원 문화체육센터 모습. ⓒ박종태

전북 남원시에 장애인종합체육시설과 인조잔디 축구장이 마련됐다.

이는 남원시가 사업비 32억원을 들여 이백면 서곡리 2층 건물의 문화체육센터를 리모델링해 장애인종합체육시설을 설치하고, 부지를 확장해 인조잔디 축구장을 지은 것으로 지난 14일 완공됐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센터에는 장애인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가 설치됐으며, 2층에는 헬스장, 당구·탁구장, 휴게실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원시장애인체육회 사무실이 있다.

시는 장애인들에게 체육활동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생활체육 참여를 통해 건강한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건전 여가문화 환경 조성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체육공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20일 문화체육센터를 방문해서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본 결과, 곳곳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돼 이용 불편이 우려됐다.

건물에 설치된 시각장애인들의 이동을 돕는 점자블록은 대부분 스테인리스로 저시력 장애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목발 장애인의 경우 안전사고까지 우려됐다. 빛 반사로 인해 저시력장애인이 ‘점자블록’이라고 인지하지 못할 수 있고, 목발 밑이 고무로 힘을 줘 스테인리스에 닿으면 미끄러져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전동휠체어 장애인이 타고 내릴 때 보는 거울이 없었다. 장애인화장실도 문제였다.

1층에 마련된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은 내부 공간이 넓고,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터치식자동문이다. 하지만 용변기 뒤에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 위급상황 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비상호출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2층에는 남녀화장실 안에 각각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공통적으로 남녀화장실의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인 반면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었다.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뒤에 중증장애인들이 기댈 수 있는 등받이, 위급상황 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비상호출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2층 샤워실은 좁아 휠체어장애인의 이동이 불편하고, 목욕용 의자도 없었다. 탈의실도 좁고, 턱이 있어 휠체어장애인의 접근 및 이용이 힘들어 보였다.

특히 남원시장애인체육회 사무실의 출입문을 제외하고는 헬스장, 당구·탁구장 등의 출입문이 여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출입이 힘들었다.

2층 경기장 관람석은 계단으로 휠체어장애인들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반면, 1층 경기장 단장은 계단으로 되어 있는 것은 같지만 옆 출입문을 통해 휠체어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돼 있었다.

2층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박종태

2층 경기장 관람석은 계단으로 휠체어장애인들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박종태

2층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휠체어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2층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뒤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휴지걸이도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높은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2층 샤워실 내 탈의실은 턱이 있어 휠체어장애인의 접근이 힘들다. ⓒ박종태

1층 남녀공용장애인화장실은 내부 공간이 넓지만, 용변기 뒤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이 없다. ⓒ박종태

1층 경기장 앞 단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 조금 가파르지만, 휠체어장애인들의 접근이 가능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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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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