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29블럭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모습. ⓒ박종태

“내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이라도 자유롭고 싶다.”

인천서구 청라 29블록 호반베르디움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인 송남수(남, 지체장애1급)씨는 완공된 아파트 단지를 돌아본 뒤 분통을 터트렸다.

수동휠체어를 이용해서 이동해야 하는데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자유로운 아파트 단지 내 생활의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송 씨와 직접 아파트 단지를 둘러 봤을 때에도 장애인 편의시설 상태를 설명하며,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아파트 지하 1층에는 주차장, 지하상가, 입주지원센터(추후 커뮤니티센터로 변경 예정)가 있다.

아파트 정문 근처에 있는 지하상가의 경우 지상에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경사로가 없어 계단을 올라가야 탑승할 수 있음에 따라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송 씨는 이용할 수 가 없다.

지하상가 출입문 통로는 수동휠체어가 이동하기에는 좁아 자칫 배수로 덮개를 침범해 직진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앞바퀴가 회전해 배수로 구멍에 끼일 우려가 있다.

입주지원센터는 지상과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없고, 양쪽에 2곳의 계단만 있어 송 씨의 경우 내려갈 수가 없다. 여기에 현재 비장애인화장실만 설치돼 있을 뿐 장애인화장실은 없었다.

이에 따라 송 씨가 지하상가와 입주지원센터를 가려면 차량을 이용하거나, 아파트 입구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1층 주차장까지 와서 휠체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비장애인들이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계단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것과 이용 편의가 대비된다.

특히 아파트 외부 곳곳에는 턱이 있어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송 씨는 이동하는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였고, 아파트 입구 경사로와 손잡이는 잘 설치됐지만 경사로 칸막이가 날카로운 재질이어서 위험해 보였다.

아파트 후문에도 상가가 있는데, 이곳을 가려면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송 씨의 경우 홀로 가기에는 버거웠다.

송 씨는 “엘리베이터를 이용조차 못하게 형식적으로만 설치해 놓았다”면서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이라도 자유롭고 싶다. 자유롭지 못하다면 감옥과 다를 게 뭐가 있겠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인 (주)호반건설 관계자는 “법적으로 위반된 사항이 없다”면서 “(지하상가와 연결된 지상) 엘리베이터는 화물용으로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버튼 앞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처음부터 사람이 탑승하는 엘리베이터로 설치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지하상가와 연결된 지상 엘리베이터. 앞에 경사로가 없고, 계단이라 휠체어장애인은 탑승할 수가 없다. ⓒ박종태

지하상가 출입문 통로는 수동휠체어가 이동하기에는 좁아 자칫 배수로 덮개를 침범해 직진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앞바퀴가 회전해 배수로 구멍에 끼일 우려가 있다. ⓒ박종태

입주지원센터는 지상과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없고, 양쪽에 2곳의 계단만 있어 송 씨의 경우 오르내릴 수 없다. ⓒ박종태

입주지원센터에는 현재 비장애인화장실만 설치돼 있을 뿐 장애인화장실은 없었다. ⓒ박종태

아파트 외부 곳곳에는 턱이 있어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송 씨는 이동하는데 불편을 겪는다. ⓒ박종태

아파트 입구 경사로와 손잡이는 잘 설치됐지만 경사로 칸막이가 날카로운 재질이어서 위험해 보였다. ⓒ박종태

아파트 후문에도 상가가 있는데, 이곳을 가려면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송 씨의 경우 홀로 가기에는 버거웠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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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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