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입구 경사로 손잡이(핸드레일) 점자표지판 앞에는 제보자의 말대로 커다란 화분이 길게 놓여 있었다. ⓒ박종태

“국립중앙박물관 경사로 손잡이(핸드레일) 점자표지판 앞에 커다란 화분이 길게 놓여 있네요.”

시각장애인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보호자가 이동 편의 미흡을 지적하는 말과 함께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국립중앙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장애인 편의 시설 상태를 점검해 봤다.

점검 결과 국립중앙박물관 광장 바닥에 시각 및 저시력 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설치한 점자블록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편의증진법)’에서 정한 규격 이외 제품이었다. 우레탄 리벳형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었던 것. 더욱이 일부는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경사로 손잡이(핸드레일) 점자표지판 앞에는 제보자의 말대로 커다란 화분이 길게 놓여 있었다. 물론 경사로가 넓어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통행에는 불편함이 없지만 시각장애인의 경우 손잡이를 잡고 보행하기 때문에 이동할 수가 없었다.

커피 판매소의 점자블록 위에는 의자가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방해하고, 자칫 부딪쳐 다칠 위험도 있었다.

광장의 편의점 옆에 있는 장애인화장실의 편의 시설도 문제였다. 장애인화장실은 모두 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됐다. 차이점은 여성장애인화장실은 입구에, 남성장애인화장실은 입구를 지나 더 안쪽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남성이 사용하는 소변기가 있어 의아스러웠다. 손잡이, 용변기 뒤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사용하기에는 조금 높은 위치에 설치됐다. 또한 세면대 손잡이는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가동식이 아닌 고정식으로 용변기와 마주보고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됐다.

반면 용변 후 손발로 눌러 물을 내릴 수 있는 ‘세정장치’, 비상호출버튼은 사용하기 편한 위치에 있었다.

남성장애인화장실은 먼저 여성장애인화장실과 다르게 성별이 다른 가족 등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가 아닌 안쪽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출입문은 미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없었고, 문고리 잠금장치도 사용하기 힘들었다. 내부에는 비상호출버튼이 없었고, 용변 후 손발로 눌러 물을 내릴 수 있는 세정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물 내림 손잡이를 사용해야 하는데 힘든 현실이다.

이 밖에도 광장 농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화분 때문에 시각장애인은 경사로 손잡이을 잡고 이동하지 못한다. ⓒ박종태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규격 외 제품으로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박종태

커피 판매점 앞 점자블록 위에 의자가 놓여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광장 농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점자블록이 없다. ⓒ박종태

여성화장실 입구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는데, 출입문이 터치식 자동문이다. ⓒ박종태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남성이 사용하는 소변기가 있어 의아스러웠다. 손잡이, 용변기 뒤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휴지걸이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사용하기에는 조금 높은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여성장애인화장실 내부 세면대 손잡이는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는 가동식이 아닌 고정식으로 용변기와 마주보고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됐다. ⓒ박종태

남성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미닫이문으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사용이 힘들다. ⓒ박종태

남성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비상호출버튼이 없었고, 용변 후 손발로 눌러 물을 내릴 수 있는 세정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물 내림 손잡이를 사용해야 하는데 힘든 현실이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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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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