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조류생태과학관. ⓒ박종태

경기도 의왕시 조류생태과학관의 미흡한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가 곳곳에서 발견돼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조류생태과학관은 지난달 24일 개관 이후 본격적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건물은 지하1층∼지상 3층 규모다. 1층은 왕송 저수지의 생태계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2층은 새의 비상을 표현한 조류박제 전시관으로 조성돼 있다. 3층에는 민물어종과 바다어종이 있는 수족관, 옥상에는 저수지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 등을 갖추고 있다.

조류생태과학관 문제점은 먼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대중 교통버스도 다니지 않을 뿐더러 조류생태과학관에서 의왕역까지 거리가 3,81km로 장애인들이 걸어서 이동하기에도 쉽지만은 현실인 것.

특히 지난 22일 조류생태과학관의 장애인 편의시설 점검 결과 문제가 매우 심각해 보였다.

건물 입구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출입을 방해 했다. 배수로에는 휠체어 앞바퀴가 빠져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장애인전용구차구역은 돌로 되어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 불편을 초래했고, 옆 경사로에는 손잡이가 없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조류생태과학관 내부를 알려주는 '안내 점자촉지판'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생태체험관, 조류체험관, 조류박제실, 휴게실, 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등에는 시각장애인들의 이동을 돕는 음성유도기가 미설치된 상태였다.

각층 계단입구에는 점자블록이 잘 설치돼 있는 반면, 계단 손잡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층수를 알려주는 '핸드레일 촉지판'이 설치가 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은 1층에 여성장애인화장실, 2층에 남성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으며, 출입문이 모두 터치식자동문이다. 하지만 내부의 상태는 이용 장애인들의 불편은 클 것으로 보인다.

내부를 살펴보면 중증장애인들이 용변을 볼 때 기댈 수 있는 등받이, 위급 상황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휴지걸이가 설치된 위치도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용변기에 앉아 손을 뻗어 사용하기에는 조금 높았다.

세면대 수도꼭지는 손대면 물이 나오는 감응장치가 아니어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사용하기 힘들었고, 세면대 양 옆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도 있었다.

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경증장애인들도 사용한다. 하지만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들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촉지판과 그 밑에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한 남성비장애인화장실 소변기 양옆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특히 휠체어장애인들은 옥상 전망대를 이용하려면 2층 거리의 계단을 안전성 문제와 함께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동형 휠체어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3층까지 밖에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류생태과학관 담당자는 "3층 규모로 건립됐다가 증축이 된 관계로 5층 전망대(옥상 전망대)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지 못했다"면서 "3층에서 전망대로 가는 계단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려고 했다가 위험한 것으로 판단해 이동형리프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또한 "전망대까지 엘리베이터 설치를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장애인들이 조류생태과학관을 이용할 때 불편이 없도록 문제가 되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하루속히 개선 및 보수 하겠다"고 덧붙였다.

건물 입구의 턱과 휠체어 앞바퀴가 빠질 위험이 있는 배수로. ⓒ박종태

장애인전용주차장의 바닥이 돌로 되어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이 매우 불편하다. ⓒ박종태

조류생태과학관 건물로 가는 경사로가 잘 설치됐지만, 손잡이가 없다. ⓒ박종태

계단 입구에 점자블록은 잘 설치를 했지만, 계단 손잡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만져 몇 층인지 알수 있는 '핸드레일 촉지판'이 없다. ⓒ박종태

비장애인남성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뒤 등받이, 비상호출버튼이 설치돼 있지 않고, 세면대 손잡이도 없다. ⓒ박종태

휠체어장애인들에 대한 옥상 전망대 이용 안내 문구.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은 옥상 전망대를 가려면 3층에서 이동형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 올라가야 한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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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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