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저상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최미영 활동가는 저상버스 도입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에이블뉴스

봄이 한층 다가온 3월 말, 용산구 숙대입구역 버스정류장에는 저상버스 도입을 애타게 외치는 한 장애인의 목소리가 시선을 끌었다. 그는 바로 프랜드케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미영 활동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저상버스 도입을 촉구하는 전국 50개지역에서 동시다발 버스정류장 1인시위를 실시했다. 이에 서울 용산구 지역 1인시위자로 최 활동가가 나선 것.

앞서 국토해양부는 지난 23일 제2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을 확정해 고시했다. 고시 주요 내용에 따르면 2016년까지 저상버스를 전체 버스의 41.5% 도입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는 이동편의 증진계획이 아니라 장애인 권리 억압 정책이며, 종전 2013년까지 50%였던 계획이 오히려 축소된 것에 분노한 장애인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이다.

평소 저상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최 활동가는 1인시위가 있던 날도 지하철을 이용해 복잡하게 시위장소로 향했다고 운을 뗐다.

최 활동가는 “저상버스를 이용해 본적이 손에 꼽을 정도 인것 같다. 저상버스가 워낙 적고, 노선 또한 시내버스에 비해 한없이 적기 때문에 이용이 불가능하다”며 “센터나 행사, 교회를 이동할 시 모두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해도, 낮시간에도 복잡하기만한 지하철에서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하기는 불편한 터.

최 활동가는 “지난해 행사를 다녀오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엘리베이터를 찾지못해 청소부 아주머니께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잘못된 길안내와 복잡한 지하철 시설에 혼자 뱅뱅 돌게돼 불편함이 있었다”며 “저상버스의 노선과 개수가 많아진다면, 지하철이 아닌 저상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방송매체를 통해 시내버스 타이어 펑크사고를 접하며, 새롭게 도입되는 저상버스에는 장애인 편의시설도 갖춰줘야 함을 지적했다.

최 활동가는 “현재 도입될 저상버스 차량을 일반 시내버스에서 대체한다고 하는데, 기존 시내버스에서 타이어 펑크같은 사고들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저상버스에서도 일어날까 두렵다”며 “저상버스에서 사고가 나면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일반버스 재활용이 아닌, 장애인 편의시설 등이 설치된 새로운 저상버스를 도입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장애인들이 이렇게 거리를 나와 시위를 한다고 해도 교통을 이용하기 쉬운 비장애인들은 아직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며 “저상버스 도입을 언급한지가 9년이 됐지만 아직까지 정부는 늘린다라는 말만 계속하고 있다. 장애인의 목소리를 담아 개수만이 아닌 노선 확충까지, 장애인 이동권을 확보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1인 시위를 진행중인 최 활동가를 지켜보던 대학생 이미소(24·가명)씨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을 이용하면서 한번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장애인들에게는 그마저도 힘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정부가 잘 받아들여 이를 실현할 수 있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전장연은 제2차 5개년계획 전면수정을 요구하며, 지난 13일과 22일 두차례에 걸쳐 전국 각 지역 버스정류장에서 대대적인 1인시위를 진행한 바 있으며,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해 계속 투쟁해나갈 계획이다.

최미영 활동가는 29일 숙대입구역 버스정류장에서 오전 11시부터 한 시간가량 1인시위를 진행했다.ⓒ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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