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장애인들은 홀로 음식을 담아 힘들게 휠체어를 밀고 와도 앉을 자리가 없다. ⓒ박종태

세계 최대의 장애인 축제인 ‘2011 서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가 지난 25일부터 6일 동안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는 고용노동부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연합, 세계재활협회가 공동 주관한다.

특히 세계 57개국 1500여명의 선수단 및 대회 관계자들이 참가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 일정에 들어간 지난 27일 양재동 aT센터를 찾아가 세계 최대의 장애인 축제에 걸 맞게 장애인들의 불편은 없는 지 확인해 봤다.

확인 결과 장애인화장실 및 자원봉사자 부족, 점자유도블록 미설치 등으로 인해 불편은 겪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먼저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장애인화장실이었다. 15층 건물인 aT센터에는 지하1층과 지상 1층에 각각 남녀로 구분된 장애인화장실 1개씩, 3층에는 여성장애인화장실, 5층에는 남성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었다.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세면대 손잡이, 휴지걸이,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건물 외부에는 이동식 장애인화장실 13개가 설치됐다. 출입문은 미닫이문으로 청소하시는 분들이 문을 열고 닫아 주고 있었다. 내부는 넓었지만, 세면대 손잡이, 비상호출버튼, 용변기 등받이가 없었다.

이처럼 장애인화장실은 내부에 편의시설이 미비한 실정이었다. 또한 장애인들이 이동식화장실의 이용을 꺼려 혼잡한 건물 내 장애인화장실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엘리베이터 부족 및 점자유도블록 미설치도 장애인들의 불편에 한 몫하고 있었다. 1층에는 6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대회 참가자 및 관람 장애인들은 점심시간 때 15층의 농수산물유통공사 직원들과 맞물려 5층과 지하 1층의 뷔페식 식당으로 가려면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여기에 엘리베이터 1대의 앞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3층의 부대행사장 앞에는 점자촉지도는 잘 설치된 반면 점자유도블록은 없었다.

5층과 지하 1층 뷔페식 식당에서는 휠체어장애인 및 목발 이용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자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에 따라 국내 및 외국의 휠체어장애인들은 무릎에 접시를 놓고 힘들게 두 손으로 휠체어를 밀고, 식탁으로 향하는 모습도 보였다. 더욱이 힘들게 이동해도 식탁이 없어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다.

대회장을 찾은 국내 휠체어장애인은 “식사 시간에 도움을 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없어 힘들게 식사를 했다”면서 “외국인들 보기에 창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애인은 “외부에 이동식화장실을 설치했으면, 안내 해주는 자원봉사자가 있어야 하는데 없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양재동 aT센터 정문 옆에 설치된 이동식화장실. 출입문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이동화장실 내부는 넓지만, 세면대 손잡이, 비상호출버튼, 용변기 등받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양재동 aT센터 출입문 옆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를 알리는 간판에 시각장애인들의 충돌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보호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1층 여성장애인화장실 앞에 휠체어장애인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박종태

1층 남성장애인화장실도 횔체어장애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 다음 이용해야 했다. ⓒ박종태

붐비고 있는 엘리베이터 앞. ⓒ박종태

자원봉사자가 없어 홀로 휠체어를 밀며 음식을 담고 있는 장애인들의 모습.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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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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