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서관 전경. ⓒ박종태

장애인들이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로 강남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5층 건물의 강남도서관은 지난 1982년 서울 강남구 삼성2동에 자리를 틀고, 29년 동안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열악해 개선해 달라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최근 한 장애인은 전화를 걸어와 강남도서관의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과연 장애인들이 강남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어 지난 22일 직접 방문해 봤다. 점검 결과 해답을 찾았다. “그렇다”였다.

먼저 입구 경사로는 양호했다. 그렇지만 경사로로 올라오면, 책 모양으로 만든 간판이 놓여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출입이 불가했다.

입구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 안내 점자촉지도’는 손가락으로 읽을 수 없는 ‘부식형’이었고, 점자유도블록은 카펫트에 가려져 있었다.

건물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만 있었다.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은 강남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는 것.

1층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으로, 내부에는 사다리 등 잡다한 물건들이 가득했다. 출입문은 사용이 편한 터치식자동문이었다.

특히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세면대 손잡이가 용변기로의 이동을 막고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접근이 힘들었다. 비상호출버튼도 없었고, 물 자동 내림 센서가 설치돼 있었지만 변기뚜껑에 가려 작동이 안되고 있는 상태였다.

이 밖에도 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설치하지 말아야할 점자유도블록이 있어 휠체어 장애인들의 출입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남자화장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소변기 양옆에 손잡이는 설치돼 있지만, 입구가 좁아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가 들어갈 수 없었다. 입구에 점자유도블록은 잘 설치됐다.

반면, 시각장애인들이 화장실의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점자촉지판’을 찾기에는 불편이 따랐다. 그 밑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의 간격이 조금 넓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강남도서관 관계자는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은 개선하겠지만 엘리베이터 설치, 장애인화장실 출입구 개선 등과 관련해서는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를 들며 난색을 표했다.

다만 관계자는 장애인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1층 직원사무실을 리모델링해 시각장애인 및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원하는 책을 직접 직원들이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모델링 공사는 24일 시작됐다.

입구 경사로는 양호했다. 그렇지만 경사로로 올라오면, 책 모양으로 만든 간판이 놓여 있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출입이 불가했다. ⓒ박종태

강남도서관 입구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이 카펫트에 가려져 있다. ⓒ박종태

강남도서관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만 있다. 강남도서관 입구에 설치된 점자유도블록이 카펫트에 가려져 있다. ⓒ박종태

1층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이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사다리 등 잡다한 물건이 가득했고, 세면대 손장이가 튀어나와 았어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이용 장애인들의 용변기 접근이 힘들다. ⓒ박종태

남자화장실 소변기 손잡이는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남자화장실의 입구는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이용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턱 없이 좁다. ⓒ박종태

24일 리모텔링에 들어간 1층 직원사무실. 강남도서관은 공사가 끝나면 원하는 책을 직접 직원들이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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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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