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제23회 빈자리축제’가 지난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제1인조잔디구장에서 지역 시설 장애인, 성당에 다니는 많은 재가 장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천주교 수원교구청, 사회복지회, 장애인선교회가 주최한 이날 축제는 이성효 리노 총대리 주교가 집전한 기념미사를 시작으로 개회식, 단체게임, 점심식사, 신나는 운동회 순으로 진행됐다.
비장애인들과 장애인들은 각종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고, 점심식사 시간에는 휠체어 장애인들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탁이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축제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화장실 때문에 많은 불편을 겪어야했다.
화장실은 운동장 입구와 우측에 이동식비장애인화장실 각각 2개씩, 운동장 우측과 좌측에는 이동식장애인화장실이 각각 2개씩 마련돼 있었다.
이동식장애인화장실의 경우 휠체어장애인은 사용이 힘들었다. 변기가 높고, 물이 나오지 않고, 위생상태가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또, 남녀 구분 없이 공용이었으며, 일부의 출입문은 고장으로 인해 제대로 닫히지 않았다.
특히 비장애인, 경증장애인들이 이동식장애인화장실 앞에 줄을 서서 이용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참여한 사람들에 비해 화장실이 부족해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휠체어장애인들이 항의 하자, 주최 측이 한 것은 볼펜으로 이동식장애인화장실 문에 성별 표시만 했을 뿐이다. 성별을 표시했지만, 볼일이 급한 사람들의 성별 구분 없는 이동식장애인화장실 이용은 계속됐다.
이에 대해 한 휠체어장애인은 “이동식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려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고, 한 여성장애인은 “남성장애인들이 용변기 위에 소변을 보아 그대로 묻어 있다. 어떻게 이용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척추장애인은 “장애인화장실에 물이 나와야 요도 소변 줄을 닦을 수 있다”면서 “소변 줄이 세균에 감염 되면 큰 고생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행사에 참석한 휠체어장애인들은 공통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행사인데, 왜 중증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이 것 밖에 안 되는지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최 측 직원은 “나중에 이동식장애인화장실 출입문에 성별을 써 붙였다. 그리고 가톨릭 장애인단체와 행사와 관련 논의했다”면서 “인터넷 홈페이지에 불편사항을 올려 주면, 내년 행사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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