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선 연신내역 전철과 승강장의 사이가 너무 벌어져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의 안전이 위협 받고 있다. ⓒ 박종태

지하철 곡선승강장의 이격거리가 넓어,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하철 전동차와 곡선승강장의 간격이 넓으면 휠체어장애인의 경우 휠체어의 앞바퀴가 빠져 크게 다칠 수 있는 등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5∼8호선 역사 중 19곳이 곡선구간의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가 400R 이상(20∼25cm 정도) 된다. 19곳은 ▲5호선: 개화산, 김포공항, 발산, 광화문, 청구, 신금호, 아차산, 거여 ▲6호선: 도봉상, 중화, 상봉 ▲7호선: 응암, 연신내, 합정, 고속버스터미널, 남성, 장승배기, 가산디지털단지, 철산역이다.

메트로가 운영하는 1∼4호선 역사 중 11곳도 곡선구간의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가 400R(20∼25cm 정도) 이상 떨어져 있다.

6호선 연신내역은 전철이 일방순환 노선으로 곡선이 심하고, 전동차 및 승강장 간격이 25cm로 휠체어장애인 등 모든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다”는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 서울시편의시설설치시민촉진단 박태환 위원(지체장애 2급)의 제보에 따라 현장을 방문해 역장, 서울도시철도공사 직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역장은 “하루 장애인 20여명이 넘게 이용을 하고, 환승을 하는 승객이 많아 밀치고 하다보면 밑을 볼 수가 가 없어 발이 빠질 위험이 크다”면서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박태환 위원은 “공익요원이 이동식 안전 발판을 대 준다고 해도 1명만 가능할 뿐, 2∼3명의 장애인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환승 승객이 많아 위험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곡선구간에 스티로품을 대고 실험했지만 스티로품이 떨어져 나가 너무 바짝 고무판을 댈 수가 없었다”면서 “전철과 승강장 사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없다. 고무판을 대도 20∼25cm 간격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서로 의견을 교환한 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곡선승강장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답변을 보내왔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곡선승강장의 이격거리와 관련 “승강장의 곡선반경에 따라 직선인 전동차가 운행해야 하므로 불가피하게 발생된다”면서 “안전대책으로 2009년 말 승강장 스크린도어(PSD)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2010년 2월부터 3월까지 전역 승강장에 대한 연단간격 전수 조사를 재실시, 연단간격이 넓은 곡선승강장을 대상으로 전동차 운행에 저촉되지 않는 전 개소에 고무발판 추가설치를 완료해 안전조치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또한 “현재까지 고무발판 23역 637개소, 발빠짐 주의 안내문 95역 1,807개소를 부착 정비했다”면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전동차 승·하차 편의를 위해 곡선승강장 등 53역에 이동식 안전발판을 비치하고, 이동 동선에 안내문 부착을 통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역별 열차 안전운행 범위 내에서 고무발판 등 보완시설을 설치했으며, 설치한 실족 방지시설물(고무발판, 발빠짐 안내문, 이동식 안전발판, 경고등) 운영관리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여기에 “엘리베이터 등에 이동식 안전발판 상시 서비스에 대한 홍보 및 간격 발생에 대한 승·하차 주의 안내방송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계속적인 기술연구개발을 통한 이용불편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답변에 현재 대안이 없는 것인지 생각해 봤다. 그런데 코레일 1호선 신길역, 신도림역, 구로역에 설치된 자동발판이 떠올랐다.

신도림역의 경우 스크린도어는 설치 중이었다. 하지만 승강장 자동발판은 설치돼 작동이 잘되고 있었다.

자동 발판을 설치한 업체를 찾기 위해 코레일 수도권서부지사를 통해 수소문, 연락이 닿았다. 업체 담당자는 “스크린도어와 연결해 설치할 수 있으며, 자동발판만 따로 설치도 가능하다”면서 “중앙선 응봉역에 설치됐다”고 설명했다.

응봉역 역장은 통화를 통해 “자동발판이 설치돼지 않았을 때는 지하철과 승강장의 간격이 20∼25cm로 넘어지는 사람도 있어 불안했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곡선승강장의 이격거리가 넓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을 위한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승강장에 고무 발판을 설치해도 전동차와 승강장의 사이는 20∼25cm로 위험하다. ⓒ 박종태

6호선 연신내역 곡선구간은 스크린도어를 열고 살펴 보니 매우 심각했다. ⓒ 박종태

연신내역 단선 곡선구간을 알려 주는 표지판. ⓒ 박종태

신길역 곡선구간도 전동차와 승강장의 간격이 넓어 위험했다. ⓒ 박종태

신길역은 스크린도어가 열림과 동시에 자동발판이 나와 승객이 많아도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 박종태

신도림역 승강장에 자동발판이 나오기 전 모습. ⓒ 박종태

신도림역은 자동발판이 나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의 공간을 없애 안전하게 승차할 수 있다. ⓒ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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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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