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개선 사업 전 이인균(남, 지체장애1급)씨의 아파트. ⓒ 박종태

서울시는 올해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저소득 장애인 맞춤형 주거개선(집수리) 사업’을 시행했다. 지난 15일 이 사업을 통해 주거환경이 개선된 2곳의 주택을 방문했다.

‘장애인들의 불편 없는 생활이 가능할까?’라고 반신반의 하며 2곳의 집에 들어섰지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장애인들 모두가 생활에 어려움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첫 번째 방문한 곳은 서울지하철 호선 봉화산역 부근에 살고 있는 이인균(남, 지체장애1급)씨의 아파트. 7층에 위치한 이 씨의 집은 화장실, 욕실 등 어느 곳에도 턱이 없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화장실 앞에 배수구를 설치해 물이 넘치는 것을 방지한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으며, 싱크대는 휠체어가 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파트 현관 출입문과 전기스위치는 리모컨으로 조작이 가능했다.

배란다는 휠체어를 타고 편하게 드나들 수 있었다. 화장실은 출입문 확장사업으로 이용하기에 불편이 없었다.

주거 환경개선 후 혼자서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이인균씨는 “주거 개선사업으로 장애인이 자립생활하기에 안성맞춤의 집이 됐다”면서 “장애를 낮춰주는 이 같은 사업이 확대돼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방문한 곳은 강동구 고덕동에 살고 있는 장인택(남)씨의 집이다. 장씨와 부인은 모두 뇌병변1급의 중증장애인으로 반지하에 살고 있었다. 실내에서 좌식 이동을 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과연 반지하도 주거 환경 개선사업이 가능한지 의문을 품으며, 집에 들어선 순간 먼저 너무나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각 방과 거실 등은 바닥 평탄 작업이 돼 있어 좌식이동에 어려움이 없었고, 내부 접근성 향상을 위한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경사로 또한 가파르지 않았고, 안전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다.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용이했다. 출입문은 열고 닫기 편하게 슬라이딩 도어로 돼 있었다. 특히 화장실 이동 및 휠체어를 타고 내릴 때 사용할 수 있는 이동형 리프트가 갖춰져 있었다.

거실과 주방의 턱 사이에 단차를 줄이기 위해 미끄럼 방지를 위한 경사판이 설치돼 있어 좌식 이동이 가능했다. 장인택 씨는 “무궁화 3개 호텔로 만들어 줬다. 정말 생활하기 편하다”면서 “정말 이제는 사람 사는 집 같다. 2년간 바깥출입을 못했는데 이제는 이동리프트가 있어 편하게 할 수 있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장 씨는 "경사판에 깔려 있는 고무판이 좌식 이동을 하기에는 너무 딱딱해

푹신한 돗자리 같은 것으로 교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 올해 ‘저소득 장애인 맞춤형 주거개선(집수리) 사업’은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위탁해 장애인가구, 자립생활가정, 체험홈 등 153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장애인들의 만족 또한 높다.

시는 내년에도 이 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서울시의회의 최종 의결을 남겨놓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장애인자립생활 단체들은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위한 주거환경 사업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며 서울시의회에서 삭감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주거개선 사업 후 이인균씨는 싱크대 사용에 불편이 없다.휠체어장애인이 이용하기 편하게 개조됐기 때문이다. ⓒ 박종태

주거개선 사업 전 이인균씨는욕실에 싱크대를 놓고 사용했다. ⓒ 박종태

주거개선 사업 전 이인균씨의 화장실은 모습. 안전 손잡이 등이 사용하기 힘들게 설치돼 있다. ⓒ 박종태

주거개선 사업 후 이인균씨는 화장실의 이용이 편해졌다고 한다. ⓒ 박종태

이인균씨의 아파트는 세면대 및 샤워실이 중증장애인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개조됐다. 샤워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벽에 의자가 설치돼 있다. ⓒ 박종태

주거개선 사업 전 장인택씨의 집. ⓒ 박종태

장인택씨의 집은 화장실에 턱이 있어 출입이 어려웠다. ⓒ 박종태

장인택씨의 집은 경사판 설치 등 좌식 이동이 수월하게 개선돼 있었다. ⓒ 박종태

장인택씨의 부인이 이동형 리프트를 이용, 화장실에 들어가고 있다. ⓒ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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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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