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지하철 엘레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

2010년 8월 25일.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스웨덴팀 연수 이틀째 되는 날이다.

장시간 비행으로 지쳤을 하루를 지내고 다음날이 밝았다. 첫 방문기관 European Commission(우리나라의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단체)으로 향하기 위해 준비를 서둘렀다.

이동수단으로 대중교통 가운데 하나인 지하철을 택했다. 대중교통비용은 1일권에 100크로나. 우리 돈으로 1만65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루 동안 버스, 지하철, 기차 등 다양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대중교통비와 비교해 보면 다소 비싼 느낌이다.

스웨덴 지하철의 엘리베이터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달랐다. 밖에서 보면 마치 철창으로 된 감옥과도 같은 이미지였다. 처음에는 작동법에 익숙치않아 애를 먹었지만 스웨덴 현지인들의 친절한 배려로 무사히 지하철역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엘리베이터와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곳 사이의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종종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스웨덴은 눈에 쉽게 띄는 곳곳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계단 옆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하지만 스웨덴의 경우, 지하철 내부에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리프트 시설은 마련되지 않았다.

휠체어 지정석이 없는 스웨덴의 지하철.ⓒ김지희

그리고 이내 지하철이 도착하고 지하철 문이 열렸다. 하지만 지하철 문이 열리는 순간, 세계에서 손꼽히는 복지국가라는 말이 무색했다. 지하철 바닥과 문의 사이가 꽤 넓어 휠체어 앞바퀴가 걸리고 만 것. 결국 같은 팀원들이 휠체어 앞바퀴를 들고 어렵사리 지하철에 올라탔다.

지하철에 올라타서도 또다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스웨덴 지하철에는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지정석을 따로 마련해 두지 않은 터라 지하철 문 앞 입구 쪽에 휠체어를 고정시켜야만 했다. 또한 휠체어를 조금만 움직이면 일반 승객들의 이동을 방해하게 되므로 쉽사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에 올랐던 두 명의 장애청년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소 고립된 채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휠체어를 타지 않고 보행이 가능한 지체장애인이라고 할지라도, 지하철 좌석에 앉기 위해서는 다소 턱 높은 계단이 있어 지하철에 타서 좌석에 앉기까지 다소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대중교통인 버스 혹은 기차 내부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어떠할지 그 사정은 모르겠지만 일찍부터 복지선진국에 접어든 스웨덴이 대중교통의 하나인 지하철에 있어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편의구조를 변경 및 개선하지 못하였다는 점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2010장애청년드림팀’ 유럽 스웨덴팀의 멤버 김지희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