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빌딩 주차장 입구. 횡단보도 점자블록과 바닥 색깔이 구분이 되지 않고 있다. ⓒ박종태

서울시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과 비원 사이길 골목으로 들어오면 현대빌딩 주차장 입구쪽 횡단보도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는데, 법규에서 정하고 있는 노란색이 아니다. 바닥 색깔과 구별되지 않는 대리석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는 것. 이 점자블록은 저시력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북촌길 LG상남도서관 지나 현대빌딩 뒤 야외 주차장 사거리까지 설치된 점자블록도 애초 인도 바닥 색깔과 같은 색상으로 설치됐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됐고, 해결책이 나왔는데 점자블록 위에 노란색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는 진정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노란색이 다 벗겨져 점자블록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모습도 흉물스럽게 됐다.

비원 옆 골목 북촌면옥 앞 횡단보도에 설치된 점자블록 위에는 기둥이 박혀져 있다.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장애인들이 점자블록에 의지해 걷다가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다.

종로구청 도로과 담당자는 “노란색 페인트칠을 했으나 벗겨졌다는 점을 알고 있다. 점검해서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는 점자블록의 색상은 원칙으로 황색을 사용하되, 상황에 따라 다른 바닥재의 색상과 구별하기 쉬운 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곳 점자블록 문제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장애인인권활동가 이경호 씨는 “결국 국가인권위에서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노란색 칠을 할 것이 아니라 노란색으로 바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노란색 칠만 하는 것은 장애인차별 해소가 아니다. 2, 3년 후를 내다보지 못한 처방”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눈 가리고 아옹한 것이다. 이러한 예가 서울시에 정말 많다”고 덧붙였다.

북촌길입구 북촌면옥 옆 횡단보도. 노란색칠이 벗겨져 있고, 점자블록 위에 기둥까지 세워져 있다. 장애인들의 안전이 우려스럽다. ⓒ박종태

점자블록 위 노란색칠이 벗겨졌다. 저시력장애인들에겐 무용지물이다. ⓒ박종태

점자블록 점자 색상이 벗겨져 흉물스러운 상황이 됐다. 점자블록의 기능이 상실됐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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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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