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는 17일 서울역에서 장애인들의 안전한 열차 탒을 위해 개발한 승강리프트 품평회를 가졌다. ⓒ한국철도공사

열차 탑승 장비의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는 장애인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결국 새로운 방안을 내놓았다.

한국철도공사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과 협의를 거쳐 장애인이 안전하게 열차 탑승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단기대책으로 KTX, KTX-산천, 무궁화호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하고, KTX정차역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대책으로는 2011년부터 수요를 조사해 연차적으로 모든 역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단기대책 차원에서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17일 오후 서울역 4번 출구 부근에서 허준영 사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열차에 탑승할 수 있도록 돕는 이동식리프트 장비를 소개하는 품평회를 가졌다.

이날 품평회에는 장애인 탑승 장비를 개발한 제일레일과 삼성정밀 관계자들과 장애인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품평회는 철도공사측이 먼저 장애인 탑승 이동식리프트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장애인단체 활동가인 최강민 씨와 이라나 씨가 직접 리프트에 탑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품평회에서 선보인 제일레일측 제품은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한 후 수동으로 페달을 작동해 오르내리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장비 무게가 가벼워 이동이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수동식이기 때문에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삼성정밀측 제품은 상하 버튼을 눌러 오르내리도록 하는 전동식으로 10초에서 15초 정도면 열차에 탑승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며 전동장치가 고장이 날 때는 수동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 제품 무게가 230kg로 이동이 어렵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됐지만, 장애인들의 승하차 위치가 일정하기 때문에 별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두 제품 모두 장애인들이 전동휠체어의 오작동이나 급발진에 대처하기 위해 경사로를 접어 앞쪽을 막았다는 점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경사로는 완전히 올라가거나 내려가서야 펴지도록 설계됐다.

장애인이동권연대 최강민 활동가는 “수동식보다 전동식이 장애인들에게 편리한데, 길이가 조금 짧아 대형 전동스쿠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탑승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대형 스쿠터 이용자들도 탑승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허준영 철도공사 사장은 장애인들이 리프트에 탑승을 할 때, 직접 작동을 하면서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보완을 지시하기도 했다.

철도공사는 품평회 후 리프트 평가표를 작성하도록 참가자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이날 품평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승강리프트 제작을 완료하고 올해 안에 KTX 정차역에 투입할 계획이다.

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직접 승강리프트를 작동해 보이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장애인들의 안전한 열차 탑승을 위해 개발된 수동식 승강리프트의 모습. ⓒ박종태

장애인들의 안전한 열차 탑승을 위해 개발된 전동식 승강리프트. 유사시 수동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박종태

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직접 수동식 승강리프트의 경사로를 펼쳐보이고 있다. ⓒ박종태

수동식 리프트에 이라나 활동가가 직접 탑승한 모습. ⓒ박종태

전동식 승강리프트로 열차에 안전하게 탑승하고 있는 최강민 활동가. ⓒ박종태

전동식 승강리프트. 뒤쪽 경사로를 접는 방식으로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박종태

이라나 활동가가 열차에서 승강리프트를 타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내려오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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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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