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20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앞에서 개최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에이블뉴스

30주년을 맞은 장애인의 날 열린 장애인 집회 현장에서는 MB정부의 장애인 정책에 대한 비난과 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동투쟁단)은 20일 오후 2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인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이러한 MB정권 하에서 장애민중의 삶은 더욱 철저히 짓밟히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날 가장 먼저 정부 비판 발언에 나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MB정부는 장애인을 책임지고 보살피겠다고 말하지만 장애수당보다 못한 장애인연금을 도입하고, 활동보조서비스도 축소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에게 법을 지키라고 하면서 돈의 이름으로 법을 깡그리 무시하고 우리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홍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복지예산은 OECD국가의 평균 장애인복지예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4대강에 투입되는 예산이 20조, 30조에 이르지만 정부는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활동보조서비스 지침과 관련해 “현재 활동보조서비스가 필요한 장애인 10명 중 1명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도 복지부는 이 서비스가 너무 많다고 하면서 줄이려고 하고 있다. 부족한 예산에 장애인을 끼워 맞추려고 별별 방법을 다 쓰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장애인부모들도 MB정권을 비판하고 나섰다. 최석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장애인과 장애인부모들의 힘든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과연 이 나라가 장애인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인가’라는 생각을 수년간 해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가 거리로 나가 이를 바꿔가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 다음 세대의 장애인들이 계속해서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받으면서 살아나갈 것”이라며 “오는 6월 2일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도 의회 등을 우리의 뜻과 우리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 사람들로 바로 세워야 한다”고 장애인들의 선거 참여를 강조했다.

지역 장애인단체 대표들도 지역사회 장애인들이 겪는 차별의 현실을 전하며 MB정권과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김병태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경기도에서는 의정부, 성남, 평택 등 몇몇 시에서만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고, 활동보조시간을 추가로 주지도 않는다. 또한 경기도에는 가장 많은 장애인 시설이 있다. 그 시설에서는 온갖 비리가 판치고 있는데도, 경기도는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지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문수 지사는 4대강 사업에만 예산을 쏟아붇고, 아파트만 많이 지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이를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4천만 장애인 민중이 함께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확실히 한나라당의 정치적 생명을 끊어버려야 한다”고 외쳤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발언을 들으며 함성을 지르는 참석자들. ⓒ에이블뉴스

기초장애인연금 현실화하라!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결의대회에서 사용된 플래카드들. ⓒ에이블뉴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결의대회에 장애인들이 모여 MB정권 심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노동계 및 진보정당 관계자들도 연대발언을 통해 MB정부를 비판했다. 김영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우리는 모든 것이 거꾸로 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일할 권리, 이동할 권리, 인간답게 살 권리가 철저히 부정되고 있다. 정부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장애인 예산을 편성하고, 그나마 조금 있던 장애인 수당조차도 깎으려고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거꾸로 가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기 위한 전력 투쟁에 나서겠다”며 “노동자와 여러분들이 함께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방드시 MB정권을 심판하고 기본권을 쟁취하자”고 외쳤다.

다음으로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단상에 올라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서민들, 노동자들, 농민들,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서 살아나는 사람들의 절규가 크게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우리 사회의 차별과 양극화를 없애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차별을 심화시키고 양극화를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그런 짓을 하고 있다”고 외쳤다.

강 대표는 장애인연금제도와 관련해 “정부는 4대강 예산에 22조가 넘는 예산을 책정하면서 장애인들의 예산을 전부 깎아버렸다. 장애인 연금 도입한다고 생색내면서 국민들에게 기만적인 선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이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과 굳게 손잡고 양극화를 과감하게 끊어내고 모든 사람이 같이 사는 상생의 세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광은 사회당 대표도 장애인 연금제도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최 대표는 “무늬만 장애인 연금인 연금제도가 도입되려 하고 있다. 장애인연금 도입과 함께 장애인 수당이 없어지고, LPG 지원도 폐지된다. 활동보조서비스 자부담도 많게는 10%까지 인상되려 하고 있다. 이것을 다 합하면 1급 장애인의 경우 많게는 40%까지 수입이 삭감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우리는 밥 한 그릇이 필요한데, 이명박 정부는 콩 한 쪽을 잘게 쪼개 소수의 선별된 장애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며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개악 반드시 막아내고, 우리의 보편적 권리를 반드시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는 “투쟁 없이는 작은 것 하나라도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깨닫고 있다”며 “인권위마저 국민의 인권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세상에서 장애인차별철폐를 선언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온 몸으로 투쟁해나갈 수밖에 없다. 장애인 차별이 철폐되는 그 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420공동투쟁단은 결의대회 마지막 순서로 투쟁결의문을 발표하며 9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장애인 동지들의 분노와 연대의 힘을 모아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420공동투쟁단이 제시한 9대 요구는 ▲활동보조서비스 지침 개악 철회 및 장애인장기요양 도입 음모 중단 ▲장애아동 복지지원 확대 및 발달장애성인 자립생활보장을 위한 대책 수립 ▲탈시설 권리 보장 ▲장애인 주거권 보장 ▲기초장애연금 현실화 및 실질적인 소득보장 정책 마련 ▲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 정책 수립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 이행을 위한 특단의 조치 강구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의 실효적 이행을 위한 정책 마련 ▲장애인차별금지법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정책 시행 등이다.

420공동투쟁단은 앞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살리기 신문고’ 시위를 통해 활동보조서비스 재판정 지침의 문제를 알려나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율동패 ‘바람’, 장애인 노래패 ‘시선’과 류금신, 박준씨의 문화 공연이 함께 펼쳐졌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에이블뉴스

20일 오후 2시에 국가인권위 앞에서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결의대회. ⓒ에이블뉴스

전국장에인차별철폐연대 율동패 ‘바람’의 퍼포먼스. ⓒ에이블뉴스

장애인들이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에서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재판정 지침의 문제를 알리는 ‘장애인 신문고’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율동패 ‘바람’의 공연.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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