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에 대한 건강보험이 2005년부터 적용된 후 많은 중증장애인들이 집밖으로 나왔다. 중증장애인들의 외출이 잦아지자 지하철, 전철, 철도, 육교 등에 엘리베이터 설치가 늘어날 수 있게 됐다. 장애인당사자들의 커지는 요구를 정부당국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중증장애인들의 발이나 다름없는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가 고장이 나면 애프터서비스를 받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제때 애프터서비스를 받지 못해 옴짝달싹 하지 못한 경험을 중증장애인 대부분이 갖고 있다.
그나마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등 대도시에 사는 중증장애인들은 A/S 받기가 편하지만 중소도시에 사는 장애인, 특히 시골, 섬 등 외진지역에 사는 중증장애인들은 한번 고장이 나면 꽤 오랜 시간동안 발이 묶여버린다. 외진 곳일수록 출장비도 비싸서 경제적인 부담도 크게 다가온다.
그런데 강원도지역에서 휠체어 장애인들의 고장 불편을 해결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장애인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바로 강원도 원주시에서 중앙의료기를 운영하는 김종훈씨 부자이다. 아버지 김종훈 중앙의료기 전 사장은 2005년도부터 휠체어 수리를 시작했는데, 중앙의료기 자리에서 카센터를 운영했는데 바퀴 펑크 수리 등 고장 수리를 요청해오는 장애인들의 부탁을 하나둘씩 들어준 것이 계기가 됐다.
지금은 아들 김무영 씨가 중앙의료기 사장 자리를 물려받았고, 관련 기술을 연마해 휠체어 수리를 해주고 있다. 아들 김 씨는 아버지 카센터를 이어받기 위해서 원주 한라대학교 자동차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 등의 수리를 위해서 한국폴리텍3대학 원주캠퍼스 의료전자학과에서 1년 동안 공부를 했다. 아직은 생활이 어려워 원주지역 심부름센터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이제 카센터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아들 김 씨는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 고장 수리 요청이 태백, 동해 등에서 들어오게 되도 적은 출장비를 받고 직접 가서 수리를 해주고 있다. 휠체어 수리를 하는데 애로점은 부품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대만산 전동휠체어는 고쳐도 고장이 자주 난다. 부품 구하는 것이 어려운데, 수명이 거의 다 된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를 싸게 구입을 하든지 아니면 얻어서 쓸 만한 부품을 확보한다. 이렇게 모은 부품으로 고장 난 장애인들의 수리를 해주고 있는데, 전동스쿠터보다 전동휠체어 부품 구하기가 더 어렵다.”
김 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의 내구 연한을 6년으로 정한 것에 대해서 한 마디로 “너무 길다”고 잘라 말했다. “2년이 지나면 고장이 나기 시작해 3년부터는 자주 고장이 발생하는 실정”이라는 것이 김 씨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주장이다.
“내구연한이 짧아서 발이 묶이는 장애인들이 많다. 돈이 많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아예 수리를 포기하고,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렵사리 집에서 나오지만 길에서 휠체어가 멈춰버려 난감한 상황을 맞게 되는 장애인들도 꽤 많다. 전동휠체어와 관련해선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김 씨 부자가 제시한 대안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예산을 들여 수리와 청소를 해줘야한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 노원구청은 장애인들에게 휠체어 수리와 청소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경기도청 장애인복지과장은 “경기도 관내에서 휠체어 수리와 청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훈 부자 인터뷰를 위해 원주를 찾은 지난 3월 31일. 이날 전동스쿠터를 고치러온 지체장애 2급의 안중악 씨는 “중앙의료기에서 휠체어 수리를 잘 해줘서 강원도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닌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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